2002년 월드컵은 우리에게 잊지 못할 추억과 큰 아픔을 남겼다. 우리 국민들은 태극전사들이 4강에 오르는 기적을 지켜보며 감격스러워했고 전 세계가 대한민국을 주목하고 있었다.

세계적인 축제에 들떠있던 2002년 6월 29일 오전 10시, 연평도 근해 북방한계선 부근에서 북한 경비정의 선제공격으로 남북 간의 군사적 충돌이 발생했다.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는 순식간에 군사적 긴장이 높은 지역으로 세계에 각인됐으며 우리는 사랑하는 여섯 장병을 잃었고 열아홉 명의 장병이 부상을 당하는 피해를 입었다.

2010년 3월 26일에는 서해 백령도 남방 해상에서 경계임무 수행 중이던 우리 해군의 천안함이 피격됐다. 북한의 기습 어뢰 공격으로 조국을 지키던 46명의 호국용사가 차디찬 바다 속에서 숨졌으나, 안타깝게도 우리 국민은 침몰 원인을 놓고 양측으로 나뉘어 갈등하고 분열했다. 

 

한미동맹, 대한민국 지키는 버팀목

천안함 피격사건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인 같은 해 11월 23일에는 북한이 정전협정 이후 처음으로 우리 영토를 직접 포격한 연평도 포격 도발을 감행했다. 당시는 세계가 우리의 성공적인 G20 정상회담에 찬사를 보내고 있어 우리 국민들의 자부심이 높았던 시기였다.

북한은 민간인과 군을 가리지 않고 연평도를 무차별 공격해 우리 해병 장병 2명과 민간인 2명이 희생됐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 도발에 분노하기 보다는 정부의 대응 문제를 놓고 또다시 갈등과 분열을 이어갔다.

북한은 6·25전쟁 이후 정전협정에도 불구하고 울진 삼척 무장공비 침투, 청와대 기습, KAL기 폭파, 강릉 잠수함 침투 등 수천 건의 도발을 일으켰으며 최근에는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국제사회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다.

북한이 정치적 목적으로 끊임없이 도발하고 갈등과 분열을 야기하며 우리나라와 미국을 위협하는 데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북한은 6·25전쟁의 실패 원인이 미국을 비롯한 유엔군의 참전이라고 보고 유사시에 다시는 이를 허용하지 않기 위해 유엔군 사령관이 서명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해 한·미동맹을 해체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한·미동맹으로 유지되는 정전협정은 6·25전쟁 이후 지난 60여 년 동안 대한민국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는 버팀목이 돼주었다. 수많은 북한의 도발과 4·19, 5·18, 6·10항쟁 등 민주화 운동의 격변기에도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지 못한 것은 굳건한 한·미동맹으로 정전협정이 유지되었기 때문이다.

한·미동맹 덕분에, 외국자본에게 한반도 전쟁억지의 신뢰를 심어줘 그들이 마음 놓고 투자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우리 젊은이들은 북한 대비 1/5도 안 되는 짧은 기간의 군복무를 마친 후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었다.

 

전국민이 호국정신 다지는 날

이러한 정전협정 유지의 이점과 우리 국민의 ‘하면 된다‘는 신념으로 지난 60년 동안 우리는 기적의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할 수 있었다. 한·미동맹으로 유지되는 정전협정 이야말로 진정한 평화유지 협정이라고 할 수 있다. 정전협정은 한반도에 평화통일이 이룩되는 날까지 유지돼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정전협정 유지를 위한 한·미동맹을 해체하려는 북한의 도발과 핵 능력 고도화를 막지 못한다면 한반도에는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이 다가올 것이다.

북한은 끊임없이 도발하고 이를 막아내기 위해 우리 장병들이 무고하게 희생당하며 ‘북풍의혹’ 같은 음모론으로 우리 국민이 갈등과 분열해 국론이 분열되는 악순환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내기 위해서는 북한의 도발을 막아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 아래 올해부터 3월 넷째 금요일을 ‘서해수호의 날’로 제정했다.

‘서해수호의 날’은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맞서 싸워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 호국영웅들을 추모하고 전 국민의 단결된 호국정신을 확립하는 날이다. ‘서해수호의 날’이라는 명칭은 북한의 서해 도발 관련 사건을 포괄한다는 차원에서 명명됐으며 날짜를 3월 넷째 금요일로 정한 것은 우리 군의 희생이 가장 컸던 천안함 피격일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서해수호의 날’은 현충일이나 6·25전쟁일과 같은 정부기념일과는 구별되는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현충일’이 대한민국의 독립과 호국,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신 애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날이라면, ‘6·25전쟁일’은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발생한 6·25전쟁의 역사적 의의와 교훈을 상기하는 날이며, ‘7·27유엔군 참전의 날’은 6·25전쟁에서 대한민국을 수호한 국군과 유엔참전군의 희생과 공헌을 기리는 날이다.

이들 기념식과 대비해 ‘서해수호의 날’은 북한의 모든 국지적 도발을 상기하고 이를 영원히 끊기 위해 전 국민이 하나가 되어 호국정신을 다지는 뜻 깊은 기념일이다.

올해 ‘제1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은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됐는데, 기념식 장소에도 깊은 의미가 있다. 국립대전현충원은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등 서해수호 3개 사건의 전사자가 모두 합동 묘역에 잠들어 있는 곳이다.

그들은 조국수호의 대의 앞에 개인의 행복을 내려놓았다. 우리가 안전하게 생업에 종사하며 자유로운 나라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쏟아지는 총탄을 온 몸으로 막아내고, 갑작스러운 폭침으로 산화하는 순간까지 조국을 지키고, 마지막 휴가를 반납하며 포탄이 빗발치는 부대로 망설임이 없이 돌아갔던 믿음직스런 우리의 아들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엄중한 안보상황 힘 모아 위기 극복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우리가 결코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조국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이다. 우리는 그분들의 희생을 절대로 헛되이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더 이상은 북한의 도발로 우리 국민이 희생되는 일이 반복되어서도 안 된다.

대한민국을 지키는 가장 큰 힘은 국민의 하나 된 마음과 애국심이다. 북한 도발 우려가 높아지는 최근의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힘을 모아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하려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1회 서해수호의 날’을 계기로 ‘보훈은 살아있는 자들의 책임이요, 호국은 우리 모두의 의무’임을 되새기며 우리 국민들이 북한의 도발에 의해 희생된 국군장병을 추모하고 북한의 도발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굳건한 호국정신으로 하나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나라사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