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혜석(우) 김우영(좌) 초상화 전시

우리나라의 근대 예술인 중 미술·문학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드러내며 시대를 앞서갔던 여성, 나혜석이 있다. 여성 최초의 서양화가이자 문학가였던 그는 여권신장을 위해 앞장 선 우리나라 최초의 페미니스트이기도 하다.

나혜석 탄생 120주년을 기념해 그의 고향 수원에서 ‘시대의 선각자, 나혜석을 만나다’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지난해 11월 나혜석 유족으로부터 기증받은 ‘자화상’, ‘김우영 초상’ 등 회화 두 점을 일반에 최초로 공개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기증 작품 외에도 나혜석이 남긴 삽화, 판화, 미술전람회 출전 작품, 유품 등 아카이브 자료 90여 점을 함께 선보인다. 나혜석이 그의 지인 야나기하라 기치베에게 친필로 보낸 서신, 나혜석의 작품으로 만든 엽서 등도 최초 공개다.

그는 전통과 혁신, 신구의 갈등과 분열이 극에 달하던 근대의 격변기에 태어난 나혜석은 재능과 감수성을 모두 지닌 예술가였다. 동시에 3·1운동 확산활동을 진행하다 옥고를 치른바 있으며, 외교관인 남편 김우영을 따라 만주 안동현에 살면서 의열단원이 맡긴 총을 보관해 줄 정도로 독립운동에 관심을 보였다. 또한 여자야학(1922), 여자미술학사(1933)를 설립해 여권의식 향상을 위해 힘쓴 민족운동가였다.

그는 일본 도쿄사립여자미술학교 서양학과를 졸업하면서 본격적으로 화가의 길을 걸었다. 귀국 초기 여성을 주제로 한 작품들도 뛰어나지만, 특히 이번에 최초 공개되는 그의 자화상은 과감한 화법을 통해 한국 첫 여성 서양화가로서의 자의식을 엿볼 수 있다.

▲ 작업실에 선 나혜석의 모습(1932)

자기 삶의 주체가 되기 위해 좌절과 고난이 반복되는 삶 속에서도 인습과 권위에 도전하는 작품을 꾸준히 발표하며 시대를 앞서 살아간 예술가 나혜석. 개인적 경험을 공공의 담론으로 이끌어 여성해방운동의 시초가 됐던 나혜석. 그의 치열했던 삶을 잠시나마 들여다 볼 수 있는 나혜석 특별전은 오는 8월 21일까지 계속된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8월 21일까지. 성인 관람료 4,000원, 국가유공자증 소지자에 한해 본인·배우자 무료, 매주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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