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한 정거장 거리를 걷기가 어려워 주저앉아 쉬고 싶다고 내원하는 환자들 중 많은 경우가 요추관 협착증 진단을 받는다. 60대 이상 어르신들에게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사람의 중추신경계는 뇌와 척수로 이루어져 있는데, 척수는 척추 뼈들로 이루어진 기다란 관 속에 있으면서 척추 뼈 사이사이로 척수신경이 나와 온몸으로 퍼진다. 그 중에 허리뼈 사이로 나온 신경은 다리 쪽으로 가서 다리의 운동과 감각에 관여한다.

척추관 협착증은 이 관이 좁아져서 신경이 압박돼 생기는 질환으로 관의 공간을 좁게 만드는 여러 원인은 다 척추관 협착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허리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며, 허리 부위의 협착증을 요추관 협착증이라고 부른다.

척추 뼈들은 서로 관절을 이루고 그 관절은 탄탄한 인대로 맞물려 있는데, 수십년 움직이고 사용하다보면 손마디가 굵어지듯이 척추 관절의 인대도 두꺼워지게 된다.

또한 척추 뼈 사이사이에는 완충 역할을 하는 말랑말랑한 디스크가 있는데, 외부의 충격으로 척추관으로 삐져나가기도 하고, 오랜 세월 서서 활동하다 보면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로 호떡이 눌리듯이 척추관으로 눌려 나오기도 한다.

이러한 여러 가지 영향으로 척수가 있는 척추관이 좁아지는데, 허리 부분이 좁아지면 엉덩이와 허벅지가 따갑거나, 무릎 아래에서 발바닥까지 저리고 시린 통증이 생긴다.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요추관이 일시적으로 넓어져 통증이 줄어들게 된다. 그래서 걷다가 쪼그려 앉게 되고, 지팡이나, 보행기 등에 체중을 의지하고 허리를 구부리고 걷게 된다.

척추는 30대부터 서서히 퇴행을 시작해서 40대부터는 척추관이 좁아지기 시작하고, 50~60대에는 척추관 협착증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진행되는 퇴행성 질환이라 치료도 통증을 줄여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게 기능을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라 할 수 있다.

 

장기간 꾸준한 관리가 관건

이미 관이 너무 좁아져 갖가지 치료로도 통증이 줄지 않아 보행이 어려울 경우는 수술도 생각해봐야 하지만 침, 뜸, 약물, 추나요법, 약침요법 등 다양한 방법으로 최대한 통증을 줄여보도록 해야 한다. 요추관 협착증이 많이 진행된 경우는 증상이 덜해져도 다시 반복되기 쉬워서 치료도 장기간 꾸준히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얼굴도 동안과 노안이 있듯이 허리도 나이보다 젊게 유지할 수 있다. 허리가 유연하고, 허리 근육이 단단하면 인대가 두꺼워지지 않고, 척추 뼈 사이로 디스크가 눌리는 것도 예방할 수 있다. 즉 나이보다 훨씬 덜 협착이 되게 할 수 있다.

즐기는 운동을 매일 1시간 정도 꾸준히 하고, 충분히 휴식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하면 허리도 젊게 살 수 있다.

■한을주(중앙보훈병원 한의학박사, woogicool@hanmail.net)

저작권자 © 나라사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