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빛이 바뀔 때마다

공기의 밀도가 달라짐을 느낄 때마다

살갗에 와 태양의 온기가 방향을 조금씩 틀어갈 때마다

우리네 마음이 흔들린다

어쩌면 세상이 함께 움직인다 요동한다

 

봄을 거쳐 여름을 지나 이제 가을 그리고 곧 겨울

세상의 근원(7대 근원, 地水火風空見識)의 싹이 난다고 이름 붙여진

칠갑산 그 높지 않은 산세에도 가을의 빛이 완연하게 내린다

사람들은 거기 산이 있어 오르지만

두솔성지와 도림사지와 금강사지, 그리고 정혜사와 장곡사의

오랜 기운과 전통을 오롯이 몸으로 받는 오늘의 한 걸음

 

하루가 다른 세상을 살면서

우리는 매일 그만큼 커다란 마음을 받아든다

선물처럼 받아든 하루, 더 깊어진 나를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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