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한 해의 깨끗한 시작을 위해 동네의 대중목욕탕으로 향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집에 욕조가 잘 설치돼 있어서 새해라고 굳이 대중목욕탕으로 가는 일은 덜하겠지만, 여전히 새로운 시작을 위해 목욕하는 일을 거르지 않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동의보감에 보면 식사 직전이나 직후에 바로 목욕을 하지 말라는 말이 나옵니다. 목욕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입니다. 목욕물의 온도가 높을수록 에너지 소모는 더 심해집니다.

허기가 질 때 목욕을 오랜 시간 하게 되면 에너지 소모로 탈진하기 쉽고, 배가 부를 때 역시 목욕을 장시간 하게 되면 혈액이 위장으로 가지 못하고 몸의 표면 쪽으로 몰려서 소화도 잘 되지 않고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목욕 후에는 소모된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따뜻한 물이나 차를 마시면서 적절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고, 목욕 후에 바로 격렬한 운동이나 장시간 운전은 피해야 합니다. 목욕 후 느끼는 허기로 너무 과도한 식사를 하면 오히려 위장에 부담이 가기 때문에 간단한 죽이나 간식 정도를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목욕물의 온도에 따라 신체에 주는 영향도 조금씩 다릅니다. 우선 35~37도의 미지근한 물로 하는 목욕은 혈액순환을 개선시키고 근육을 이완시키며 정신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가볍게 근육이 뭉쳤다면 미지근한 물에 몸을 담그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반면 뜨거운 물에 목욕을 하면 관절통이나 신경통에 효과가 좋습니다. 다만 너무 뜨거운 물에 장시간 목욕을 하게 되면 심장과 혈압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질병을 가지고 있다면 조심해야 합니다. 관절염이 있더라도 관절이 빨갛게 부어 올라서 열이 있는 경우는 고온욕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허약체질 만성질환자 냉온욕 피해야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냉온욕의 경우 젊고 건장한 사람이 하게 되면 피부를 튼튼히 하고 혈액 순환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체력이 약하거나 만성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냉온욕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온도변화를 이겨내지 못하고 혈관과 신경계통에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이것은 심장에 부담을 주고 몸의 기운을 더 약화시키기 때문에 피해야 합니다.

냉온욕을 할 경우에는 온수로 시작해서 온수로 끝내야 더 좋고, 냉수로 목욕을 할 때는 다리 등 심장에서 먼 부위부터 시작해야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제대로 된 목욕을 하면 몸도 깨끗해지지만 건강도 한층 더 챙길 수 있습니다. 새해에는 건강한 목욕법을 통해 활기차고 행복한 한해 되시길 바랍니다.

정보견 광주보훈병원 한의과장, bimok7@bohun.or.kr 

저작권자 © 나라사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