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꿈을 꿀 수 있는 특권이야말로 언제나 새해가 우리에게 주는 유일한 선물이다.’ 어느 분의 말처럼, 행복 반 기대 반으로 올해도 어김없이 새해를 맞이하였습니다.

태양을 기준으로 날을 세는 서양과는 달리 동양에서는 달(月)이 한 번 보름달이 됐다가 기우는 것을 날 세는 기준으로 삼다보니 한 달, 두 달의 달이나 벽에 걸린 캘린더를 그래서 달력이라고 부르지만 우리가 지금 쓰는 달력은 해를 기준으로 삼은 것이므로 엄밀하게 따지면 일력(日曆) 또는 양력(陽曆)이라고 표현해야 하지만 습관적으로 달력이라 한 들 누가 뭐라 하겠습니까.

저 역시 월남참전용사의 한 사람으로서 1968년, 나트랑의 첫발, 백마부대, 닌투언성 판랑지구, 바탑, 미35비행전투단 안의 대대본부, 월남파견 통역병 마오, 푸엉 등은 물론 윤송명 5과장과 오현우 병장, 안중호 병장 등 바로 곁에 포탄이 떨어져 안절부절못하던 옛 추억의 편린들이 주마등같이 떠오르며 보고 싶습니다.

사람은 일생동안 세 권의 책을 쓴다고 합니다. 제1권은 ‘과거’라는 이름의 책으로 이미 다 써서 책장에 꽂혀있고, 제2권은 ‘현재’라는 이름의 책으로 지금의 행동과 언어가 지금 이 순간에도 그대로 기록되고 있답니다. 나머지 3권은 ‘미래’라는 책이랍니다.

그러나 이 세권의 책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2권의‘현재’로 우리들이 오늘을 얼마나 충실하게 사느냐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달라지는 것이겠지요.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 두 가지는 책을 많이 읽었다는 것과 무슨 일이든지 기쁜 마음으로 성실하게 일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언젠가 미국 뉴욕박물관에 한 청년이 임시직 사원으로 취직을 했는데, 이 청년은 매일같이 남들보다 한 시간씩 일찍 출근하여 박물관의 마룻바닥을 항상 행복한 표정으로 닦더래요. 어느 날 박물관장이 청년에게 물었습니다.

‘대학교육까지 받은 사람이 바닥청소를 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가?’ 그러자 청년은 웃으면서 ‘이곳은 그냥 바닥이 아니라 박물관의 마룻바닥이니까요’ 하더랍니다.

그 청년은 성실성을 인정받아 정식사원으로 채용이 되어 알래스카 등을 찾아다니며 고래와 포유동물에 대한 연구를 열심히 한 결과, 몇 년 후에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고래박사’로 불렸고, 나중에 뉴욕박물관장까지 지냈다고 합니다. 이 사람이 바로 세계적인 고래학자 엔드루스 박사라고 하니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우리의 민속명절인 설날도 가까워졌습니다. 마음이나 행동을 조심한다는 뜻인 ‘사리다(愼)’의 ‘살’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하니 정유년 올해는 우리 모두 마음은 넉넉하되 몸은 사리는 그런 새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람은 성장하는 동안은 늙지 않는다는 노 철학자 김형석 교수의 ‘백년을 살아보니’라는 인생론과 밤을 마주하다보니 ‘내가 꽃이라면 너에게 향기를 주겠지만 나는 인간이기에 너에게 사랑을 준다’는 이해인 수녀님의 시 한 구절이 불현듯 떠오르는 시간입니다.

긴 밤 책 한 권 옆에 두고 우리를 기억하는 모두에게 우리도 따뜻한 사랑을 나눠주면 어떨까요.

 

박 정 덕 전 안산화랑초 교장,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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