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큰 병 없이 잘 지내시던 어르신들이 점점 걷기가 힘들어진다고 병원을 찾아오십니다. 가만히 앉아 있을 때는 큰 이상이 없다가, 걸을 때는 양쪽 다리가 아프거나 저려 오래 걷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이런 증상은 하지나 둔부(엉치)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 척추의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진 ‘척추관 협착증'이 있는 경우에 발생합니다.

척추는 앞쪽으로 뼈 덩어리로 이루어진 척추체가 차곡차곡 쌓여서 긴 허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 뒤쪽으로는 둔부와 다리로 내려가는 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튜브 같은 척추관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서 척추관이 좁아지는 경우 발생하는 병이 척추관 협착증입니다.

발생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젊어서는 증상이 없다가 고령의 환자들에게 발생하는 경우에는 대개 퇴행성 협착증이 그 원인입니다. 척추체 사이들의 디스크나 후방의 척추 관절들의 퇴행성 변화로 주변의 인대나 뼈 등이 두꺼워지면서 척추관이 좁아져 발생합니다.

진료를 받을 때는 의사 선생님들로부터 자세한 진찰과 신체검사를 통해 의심되는 다른 질환들을 감별하게 됩니다. 이후 척추관 협착증의 가능성이 높으면 우선 엑스레이 검사를 시행하게 되며, 이를 통하여 디스크 관절의 높이가 좁아져 있는 곳이 있는지, 다른 퇴행성 변화나 불안정성이 있는지 등을 확인합니다. 이후에 특수 검사를 시행하는데, 가장 정확하고 우수한 검사 방법은 MRI 촬영입니다.

 

누워서 쉬는 것도 증상 호전에 효과, 장기간 휴식은 피해야

침상 안정, 즉 누워서 쉬기만 하는 것으로도 증상이 어느 정도 좋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1주일 이상 장기간 누워있는 오히려 나쁜 영향을 미치므로 피해야 합니다. 일상생활에서도 허리를 심하게 뒤로 젖히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행동도 피해야 합니다.

이후에도 더욱 악화하는 경우는 신경 차단술 등의 시술을 시행합니다. 이는 주삿바늘을 통하여 신경 주변에 약제를 주입하는 방법입니다. 신경 차단술의 경우 많은 경우에 효과가 있으나 합병증의 가능성이 있고, 남용되는 경우 비용의 문제나 적절한 수술 시기를 놓칠 수 있어서 주의를 필요로 합니다.

이처럼 ‘척추관 협착증’은 다양한 증상과 치료 방법을 가지고 있으며, 퇴행성 협착증의 경우 고령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충분한 검사와 진단을 시행한 후 치료의 방침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김영배 중앙보훈병원 정형외과 부장, benspine@gmail.com

저작권자 © 나라사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