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 대원칙은 머리를 시원하게 하고 발은 따뜻하게 하는 일인데 이를 두한족열(頭寒足熱)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원칙에 잘 맞는 목욕법이 바로 반신욕과 각탕법입니다.

반신욕을 할 때는 물의 온도가 중요한데, 일반적으로 땀을 내야 건강한 사람은 약간 따뜻한 40도 전후의 물 온도가 적당합니다. 그러나 평소 열이 많은 체질이거나 선천적으로 기운이 약해서 땀을 조금만 내도 탈진하는 사람은 조금 미지근한 37~38도에서 반신욕을 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반신욕은 따뜻한 물에 명치 아래까지만 20~30분 정도 담그고, 어깨나 팔 부분은 물속에 넣지 않고 밖으로 내놓아야 효과가 더 좋습니다. 어깨나 팔이 춥다면 커다란 수건으로 덮어주시면 됩니다.

반신욕을 하면 차가운 기운이 위로 올라오고 따뜻한 기운이 아래로 내려가므로 주로 하체 부분이 차면 생기는 생리불순, 수족냉증, 소화불량 등에 도움을 주고, 혈액순환이 잘 될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에 피로 해소와 숙면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체내 노폐물과 독소가 땀을 통해 배출돼 피부가 고와집니다.

그런데 반신욕을 할 때는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반신욕은 하반신을 뜨겁게 해 아래에서 위로 순환하면서 몸이 좋아지는 것이기 때문에 하반신은 따뜻하게 하고 상반신은 시원하게 유지해야 더 효과가 좋습니다. 따라서 반신욕을 하면서는 한증막 같은 곳에 들어가 온몸을 뜨겁게 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반신욕을 하는 시간은 상부로 열기가 올라오는 느낌이 들면 가볍게 샤워를 하고 마무리하면 됩니다. 간혹 얼굴이 벌겋게 되고 땀이 줄줄 흘러내릴 때까지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반신욕의 효과를 오히려 반감시키며 탈진의 위험도 있습니다.

 

다리만 담그는 각탕법도 효과 만점

반신욕은 반드시 욕조가 있어야 하지만 욕조가 없어도 반신욕과 비슷한 원리와 효과를 볼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각탕법입니다. 양동이에 물을 담고 두 다리를 담가 무릎 밑까지 따뜻하게 하는 것입니다. 물이 빨리 식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무릎 위에 담요를 덮거나 소금을 조금 타면 더 효과가 좋습니다.

다리를 담근 다음 10~20분 정도 있으면 이마에 땀방울이 돋는데 이때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고 마무리하시면 됩니다. 각탕법을 하는 동안 텔레비전을 보기도 하고 좋아하는 책을 읽기도 하고 음악을 들어도 좋습니다. 하지 냉증이 있는 분들은 잠자기 전 각탕법을 하고 난 후 수면 양말을 신고 주무시면 더 효과가 좋습니다.

반신욕과 각탕법을 꾸준히 하면 몸의 전체적인 순환이 좋아집니다. 그러나 뭐든지 너무 지나침은 건강에 좋지 않으니 식생활 개선, 적당한 운동 등과 함께 끈기를 가지고 천천히 효과를 보는 것이 좋습니다.

정보견 광주보훈병원 한의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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