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비교해 보면 클래식 음악에 대한 인식이 최근 많이 바뀌었다. 대중적으로 인기가 좋은 드라마나 영화에 차용된 효과도 있지만, 그만큼 우리 국민의 문화적, 음악적 소양이 넓고 깊어졌음도 부정할 수 없는 이유다. 그에 발맞춰 클래식 연주자들도 대중 속으로 스며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웅장한 무대를 떠나 편안한 옷을 입은 채 길거리로, 마을 광장으로 나가 시민들과 눈을 맞추고 연주하며 거리감을 좁히고 있다. 클래식에 물든 초여름, 찬란한 선율의 세계로 한 발 들어가 보자.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음악회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음악회 ‘새로운 길’이 지난달 18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렸다. ‘새로운 길’은 윤동주가 1938년 연희전문학교에 재학하던 중 연세동산에서 쓴 시의 제목이다.

이번 음악회는 특별히 한국과 일본의 작곡가가 나란히 시인의 삶과 시의 의미를 오롯이 담았다.

그가 마지막으로 공부했던 도시샤 대학을 찾아 윤동주 시비에 놓여있는 꽃다발을 마치 그가 그 자리에 서있는 것 같은 영감으로 작곡한 연세대 작곡과 임지선 교수의 비올라 협주곡 ‘새로운 길 윤동주(비올리스트 연세대 김상진 교수 협연)'와 쿄토시립예술대 나카무라 노리코 교수의 창작곡이 마나베 나오유키의 쇼(笙, 일본 생황) 협연으로 세계 초연됐다.

시인의 100년을 기리는 박수가 음악회 내내 쏟아졌음은 물론이다.

 

김선욱&드레스덴 필하모닉 / 2017년 7월 8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드레스덴 필하모닉이 2년 만에 네 번째 내한공연을 갖는다.

이번 내한공연은 고풍스런 동독 사운드에 현대적 매력을 부가한 첼리스트 출신의 지휘자 미하엘 잔데를링이 지휘봉을 잡는다.

유연하고 실용적인 잔데를링의 지휘는 고음악-시대악기 방식으로 과거와 현재의 대화를 나누는 원전연구 전문가들의 접근과는 구별되는데, 그의 독특한 방식은 메인 레퍼토리인 ‘브람스 교향곡 4번’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협연에는 2006년 리즈 콩쿠르 우승자 김선욱이 대회 당시 우승을 확정 지은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 독일 피아노 사조에 대한 깊은 이해를 특유의 기교와 에너지로 남김없이 발산하는 김선욱을 만날 수 있는 자리다.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 / 2017년 6월 28~29일, 충남도청 문예회관/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우리나라 클래식 음악 대중화의 선두주자 KBS교향악단이 6월 28일 충남도청 문예회관과 2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KBS교향악단 제719회 정기연주회’를 연다.

이번 정기연주회는 요엘 레비 음악감독의 지휘 아래 터키 출신의 피아니스트 파질 세이가 특유의 자유분방한 감성과 수채화처럼 맑은 터치에 담아 연주한다. 제2의 글랜 굴드라 불리며 독창성과 탁월한 음악성을 지닌 파질 세이와 KBS 교향악단의 협연을 기대할만 하다.

‘영원한 오스트리아의 노래’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정기연주회의 1부는 아기자기하고 정묘한 서정과 애잔한 슬픔이 교차하는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 제23번’이 연주된다.

2부에서는 바그너를 존경했던 독일의 작곡가 브루크너가 바그너를 추모하며 써내려간 ‘교향곡 7번’을 들려준다.

 

서울시립교향악단 강변음악회 / 2017년 6월 10일 오후 7시 30분, 여의도 한강공원 멀티플라자

서울시립교향악단이 10일 오후 7시 30분 여의도 한강공원 멀티플라자에서 강변음악회를 펼친다.

2009년부터 5년간 서울시향 부지휘자로 몸담았던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장인 성시연 지휘자가 지휘봉을 잡는다. 강변음악회는 서울시향이 시민들의 문화 향유를 위해 2011년부터 한강변에서 무료로 개최하는 음악회다.

이날 김도균 밴드의 협연으로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 중 ‘바바야가와 키에프의 문’이 연주되고 트럼페터 알렉상드르 바티와의 협연으로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 3악장이 울려 퍼진다. 또한 마술사 이은결이 출연해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공연의 대미는 쇼스타코비치의 페스티벌 서곡이 연주되는 가운데 불꽃놀이가 하늘을 수놓으며 막을 내릴 예정이다.

친구, 가족과 삼삼오오 모여 귀에 익은 음악과 강변의 시원한 바람으로 초여름의 정취를 만끽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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