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감이 제철을 맞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폭넓게 재배되고 있는 감은 옛날부터 건강에 좋은 과일이라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감은 위장기능을 활발하게 하고 장을 튼튼하게 하는 작용을 합니다.

감이 장 기능을 튼튼히 하지만 굳은 대변을 보거나 변비가 있는 경우에는 오히려 좋지 않고 감에 들어있는 타닌 성분은 철분이 흡수되는 것을 막기 때문에 철 결핍성 빈혈환자는 가급적 피하시는 것이 더 좋습니다. 또한 잘 익지 않은 떫은 감은 소화효소 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에 소화기관이 좋지 않은 분은 드시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모과는 기침을 가라앉히고 가래를 없애줍니다. 식욕 증진에도 도움을 주고 신경통이나 관절염에도 좋은 효과가 있어 예부터 모과를 차나 술로 담가 즐기고 있습니다.

수렴작용이 강한 모과는 소변이 잦거나 무른 변을 보거나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는 반면 소변의 횟수가 적거나 소변이 붉고 탁하며 냄새가 나는 경우, 변비가 심하거나 땀이 적게 나서 건조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독이 됩니다.

한약에 대한 속설 중 무에 관한 것이 있습니다. 한약에 많이 들어가는 약재 중에 혈(血)을 보충해주는 한약재로 ‘숙지황(熟地黃)’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숙지황은 무와 함께 먹게 되면 약효가 줄어들고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기억력과 집중력에 좋은 녹용

약효가 줄어들 것을 걱정해 함께 먹지 말라고 주의를 준 것이 조금씩 와전돼 ‘한약과 무를 같이 먹으면 흰 머리가 난다’는 속설로 전해지게 된 것입니다. 머리가 희어지지는 않지만 약재의 효능이 떨어지고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니 가급적 한약과 무는 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녹용을 먹으면 어린이의 머리가 나빠진다는 속설도 있습니다. 이 속설은 조선시대 생긴 것인데, 녹용이 귀해 일반 백성은 구하기조차 어렵고 궁궐 안에서도 서로 녹용을 차지하기 위해 다툼이 일어나기에 현명한 어의가 ‘녹용을 많이 먹으면 머리가 나빠진다’고 소문을 낸 것이 와전돼 내려왔다고 합니다.

제대로 된 녹용은 기운을 증강시키고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해 아이들의 두뇌 발달과 면역력 증강에 큰 도움을 주는 한약재입니다. 최근 녹용에 대한 연구 논문들을 보면 뇌세포를 활성화해 뇌의 기능을 좋게 하고 기억력과 집중력을 길러주는데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다만 열이 많은 어린이에게 녹용을 한꺼번에 많이 섭취하게 하면 뇌압이 올라가 뇌세포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전문 한의사의 진단과 처방을 받아서 복용하시면 좋겠습니다.

정보견 광주보훈병원 한의과장, bimok7@bohu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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