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달된 태극기로 관포식을 끝낸 후 무공수훈자회 선양단원들이 고인에게 경례를 하고 있다.
▲ 지난달 23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서울지방보훈청 최은진 팀장이 유족에게 영구용 태극기를 전달하고 있다.

‘따뜻한 보훈’ 선포 100여 일이 지난 현장에서는 새 정책이 어떤 모습으로 국가유공자의 생활로 다가가고 있을까. <나라사랑>은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많은 국민과 국가유공자의 기대 속에 펼쳐지고 있는 ‘따뜻한 보훈’의 정책현장을 점검한다. 찾아가는 현장 서비스 ‘보비스’에서부터 국가유공자 발굴과 예우, 그리고 영예로운 삶의 마지막 현장까지 이어지는 정책의 현장을 보다 생생하게 취재한다. 23일 오전 8시, 서울 성동구 한양대병원 장례식장. 6·25전쟁에 참전해 화랑무공훈장을 받은 안정순 국가유공자의 영정과 조화 앞에 일군의 사람들이 나란히 섰다.

 

방금 해가 떠오르고 분주해지기 시작한 장례식장에 국가보훈처 서울지방보훈청 최은진 등록지원팀장이 유족에게 장의용 대형 태극기를 전달하는 의식이 진행되고 있다.

무공수훈자회 장세훈선양단장을 비롯한 5명의 단원들이 엄숙하게 거수경례를 하고 “국가유공자 안정순 님 영전에 대한민국 국민을 대신해 국가보훈처장의 태극기를 전달한다”는 설명이 있은 후 최 팀장이 태극기를 전달했다. 태극기가 담긴 함을 전달받은 유족들이 조용히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다시 태극기가 고인 앞에 놓이고 참석자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선양단의 경례와 함께 짧은 태극기 전달 절차는 마무리됐다.

20여분이 지난 후 바로 옆 건물 안치실. 이곳에서는 유족들이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본 후 슬픔을 참고 있는 가운데 엄숙하게 태극기를 관에 씌우는 관포식이 열리고 있다. 유족들 사이로 선양단원들이 펼쳐진 태극기를 들고 입장한 후 관포식의 의미를 알리는 설명을 하고 익숙한 솜씨로 태극기를 들어 관을 둘러쌌다.

관포식을 마친 안치실은 대한민국의 오늘을 위해 헌신했던 삶을 자랑스럽게 주변에 알리듯 커다란 태극문양과 함께 환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고인과의 이별이 아쉬워 눈물을 보였던 유족들의 얼굴도 아버지, 남편, 할아버지의 자랑스러운 모습에 위안을 받은 표정들이다.

“정부가 이렇게 직접 태극기를 전달해 주는 것은 국가유공자의 공훈을 인정하고 끝까지 그 영예를 지켜준다는 깊은 뜻이 담긴 것으로 생각됩니다. 젊은 시절 국가를 위해 싸웠던 아버님의 삶이 새삼스럽게 자랑스럽고, 돌아가실 때까지 이를 잊지 않고 예우해 주는 정부와 보훈처에 참으로 고맙습니다.”

경황이 없는 가운데 일행을 마중 나온 유족 대표는 장례 과정에 보여준 보훈처의 관심과 지원에서 유족들, 특히 어린 손주들이 ‘자랑스러운 할아버지’ ‘나라를 지켜낸 할아버지’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짧지만 강렬했던 예식은 고인을 마지막으로 빛나게 했던 ‘대한민국의 엄숙한 마지막 경례’, 그것이었다. 

저작권자 © 나라사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