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참전용사의 귀국’ 지난달 25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유엔공원 안장을 위해 입국한 유엔참전용사 요한 테오도르 알데베렐트의 유골함을 맞고 있다.

추석 연휴를 1주일 여 앞둔 2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층 입국장.

피우진 국가보훈처장과 주한 네덜란드 대사 등 관계자들이 엄숙한 모습으로 입국장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짧은 안내가 있은 후 마침내 입국장 문이 열리고 태극기에 덮인 유엔참전용사의 유골함이 의장대 행렬과 함께 들어왔다.

오늘의 주인공은 요한 테오도르 알데베렐트(Johan Theodoor Aldewereld). “자유와 평화를 위해 싸우다 산화한 동료들이 있는 대한민국 땅에 내 유해를 묻어 달라. 우리가 대한민국 땅에서 싸운 목적인 통일이 이뤄지는 순간을 지켜보고 싶다.”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켜야 한다는 임무를 끝내고 이 땅을 떠난 지 65년 만에 그는 그의 유언대로 사랑했던 이 땅 대한민국의 품으로 돌아온 것이다.

네덜란드 참전용사인 그는 6·25전쟁이 한창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던 1951년 8월 네덜란드 반호이츠부대 일등병(보병)으로 참전했다. 바로 전장에 투입된 그는 단장의 능선 전투, 평강 별고지 전투, 철의 삼각지 전투 등 주요전투에 참전한 용맹한 군인이었다.

“고인을 비롯한 유엔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은 6·25전쟁의 참화를 극복하고 기적과도 같은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하여 세계 속에 우뚝 선 나라가 되었습니다. 우리 정부와 국민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나라, 만나본 적 없는 국민에게 자유와 평화라는 소중한 가치를 선물해 주셨던 유엔참전용사의 값진 희생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의 인사말이 공항의 넓은 공간으로 퍼져나갔다.

피 처장은 “65년 만에 목숨을 걸고 지켰던 대한민국의 품으로 돌아오신 우리들의 영웅 고(故) 요한 테오도르 알데베렐트 씨에게 무한한 존경을 바치며, 전우들 곁에서 편안히 안식하시길 기원한다”며 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날 대한민국으로 돌아온 고인은 서울현충원 봉안당에 임시 안치된 후 27일 오전 11시 전우들이 잠들어 있는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됐다.

유엔참전용사가 사후 개별로 안장된 것은 지난 2015년 5월 프랑스 참전용사 레몽 베르나르가 처음이며, 이번 요한 테오도르 알데베렐트는 여섯 번째 개별 안장 참전용사로 기록됐다.

 

□ 고 요한 테오도르 알데베렐트는 고국에서 사업가로 일생을 보낸 후 2016년 5월 네덜란드 횡성전투 65주년을 계기로 국가보훈처 재방한 사업 초청대상에 포함돼 한국을 처음 방한했다.

당시 그는 동료 전우 니콜라스 프란스 웨셀(Nicolas Frans Wessels) 씨의 유해 봉환식과 유엔기념공원 안장식에도 참석, 60여 년 전 자신들의 희생을 잊지 않고 예우해 주는 따뜻한 사랑에 벅찬 감동을 받았다. 그는 자신의 유해도 동료들이 잠들어 있는 대한민국 땅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긴 채, 올해 2월 4일, 향년 88세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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