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이 아시아 현대미술의 국제적 허브로 발돋움하기 위한 발동을 걸었다. 올해 본격 가동하는 ‘아시아 집중’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한 2018 아시아 기획전 ‘당신은 몰랐던 이야기’가 그 주인공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당신은 몰랐던 이야기’는 ‘우리는 아시아를 무엇으로, 그리고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한다.

 

▲ 카마타 유스케, 더 하우스, 2018, 9552 x 5230 x 6273 mm, 목재, 거울, 비디오

이 전시에서 ‘아시아’는 지리적 구분이나 정체성을 나타내는 용어에 머물지 않고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는 다양한 비평적 관점으로 작동한다. 전시는 아시아의 과거와 현재를 살고 있으면서 또한 미래를 바라보는 스토리텔러로서 작가들의 여러 가지 개인적 경험들을 통해 세계를 보는 새롭고 다양한 관점을 제안하고, 아시아라는 이름 아래 역사 속에서 잊힌 개인과 지역의 가치, 그리고 목소리를 소개한다.

이번 전시에는 아시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젊고 도전적인 작가 8개국 15개 팀이 모두 21점을 선보인다. 서울박스 등 미술관 공용공간에는 작가와 관람객이 소통하는 플랫폼을 조성해 토론, 스크리닝, 레몬와인 바, 요리교실, 일일 장터 등 다양한 관람객 참여형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전시는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하여(about the unseen)’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국가, 국경, 민족, 인종, 정체성과 같은 전통적 개념들을 소환한다. 그리고 이러한 개념들이 아시아에서 국가주의와 민족적 자부심이라는 용어들과 결합하여 승자와 패자의 역사를 그려내고 경기 침체, 정치적 불안, 군사적 긴장감과 같은 보이지 않는 위협을 통해 사람들을 고립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 1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는 마크 살바투스, 요게쉬 바브, 티모테우스 A. 쿠스노, 염지혜, 후지이 히카루는 이러한 보이지 않는 것들의 존재를 환기시킴으로써 현재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구분, 긴장과 대립들이 과거에서부터 지속, 반복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 염지혜, 미래열병, 2018, 2채널 프로젝션

 

▲ 맵 오피스, 가능한 아시아를 향하여, 2018, 4채널 비디오

전시의 두 번째 키워드는 ‘교차적 공간(Intersectional space)’이다. 다양한 생각과 관점이 만나는 공간을 의미한다. 세계와 대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데 있어서 개인 간 인식의 차이를 인정하고 하나로 정의될 수 없는 복잡한 정체성의 문제를 다룬다.

전시 마지막에는 ‘관계(relations)’를 키워드로 황 포치, 마르타 아티엔자의 작업이 소개된다. 이들의 협업 프로젝트는 관계를 통해 서로의 문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번 전시는 관객이 전시 관람 후에도 공유와 토론을 통해 참여 작가(팀)와 지속적인 관계 맺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새로운 소통창구를 제공한다.

전시실 공간이 아닌 서울박스, 복도 등 미술관 공용공간에 5개 팀 작가들이 기획한 6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해 우리 주변의 다양한 목소리를 이끌어내는 무대로 만든다. 맵 오피스(MAP Office)의 프로젝트를 통해 아카이브, 도서관 등으로 조성된 ‘연구 플랫폼(study platform)’은 보이지 않는 존재에 의해 규제되는 세계 안에서 대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안한다.

아시아 집중 프로젝트는 ‘당신은 몰랐던 이야기’에 이어서 ‘국립현대미술관 다원예술’(2018, 연중), 한국·일본·싱가포르 협력전시 ‘세상에 눈뜨다_아시아 미술과 사회 1960s-1990s’(2019) 등의 프로그램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관람료 4,000원. 국가유공자는 배우자 포함 무료 입장. 문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02-3701-9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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