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으로 환하게 덮인 황지연못의 봄 풍경.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노 저어 오오…(이동명)’ 호수는 잔잔함과 맑음, 흔들리지 않는 깊은 마음의 상징이다. 쉴 새 없이 몰아치며 부서지는 파도는 우리에게 해방감을 주지만, 한없이 잔잔하고 고요한 호수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세상 설움과 고민거리, 미움, 아픔이 사라진다. 이른 봄, 자연과 만나고 싶은 우리에게 늘어진 버드나무와 햇빛에 반짝이는 물결은 호수가 주는 선물이다.

 

산정호수

 

포천에 위치한 산정호수는 병풍과 같은 웅장한 명성산을 중심으로 호수 양 옆에 망봉산과 망무봉을 끼고 있는 호수다. ‘산속의 우물과 같은 맑은 호수'라 해서 산정호수라 불리고 있으며, 1925년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축조된 저수지인데, 주변경관이 수려해 수도권에서는 즐겨 찾는 관광지로 주목 받고 있다.

호수를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는 명성산은 후고구려를 건립한 궁예가 왕건에게 쫓겨 산에 은거지를 만들어 생활하다 피살된 산으로 유명하다. 궁예는 서글픈 마음에 이 산에서 소리 내어 울었다 하고, 그로 인해 ‘울음산’으로 불리다가 한자 표기를 통해 명성산이라 불린다.

산정호수 주변의 산책로는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좋지만 건강 산책 코스로도 적합한 곳이다. 호수 둘레길을 한바퀴 돌면 약 1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제방길로 첫 걸음을 시작하면 서서히 비경이 드러난다. 제방 건너편으로는 망무봉 자락이 산정호수를 따라 이어지고, 중간쯤 나서면 명성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산정호수는 6·25전쟁 전 북한 땅이었던 만큼 제방 끝에 김일성 별장이 자리하고 있다. 김일성 별장을 지나면 수변데크가 이어지는데, 호수 위에 만들어진 길로 마치 물 위를 걷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아름다운 길이다.

 

황지연못

 

황지연못은 낙동강 1,300리의 발원지로 태백시내 중심부에 위치해 있고 이 못에서 솟아나는 물은 드넓은 영남평야를 향해 흘러간다. 연못의 둘레가 100m인 상지, 중지, 하지로 구분되며 1일 5,000톤의 물이 용출하고 있다. 수온 또한 한 여름철에도 차가울 정도로 맑아 1989년 상수도 취수장인 광동댐이 건설되기 전까지 이 지역 주민의 상수도원으로 이용됐다.

전설에 의하면 황 부자 집터가 연못이 되었다고 해서 황지(黃池)라고 부르는데 훨씬 이전에는 하늘 못이란 뜻으로 천황(天潢)이라고도 불렀다.

황지연못은 낙동강의 발원지로 동국여지승람에는 ‘낙동강의 근원지로서 관아에서 제전을 두어 가뭄 때는 기우제를 올렸다’고 기록하고 있다.

태백시 관광명소의 하나인 황지는 하늘의 못이라는 뜻으로 ‘천황’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이는 우리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 ‘천지’와 마찬가지로 물이 깊고 맑아 깨끗한 기운이 가득해 성스럽다는 뜻에서 비롯된다.

 

일월지

 

일월지는 옛날 상고시대에 신라시대로부터 ‘해달못’이라고 부르던 것을 한자가 우리나라에 들어와서부터 한자식으로 고쳐 일월지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또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못이라 해서 천제지 또는 해와 달의 빛이 다시 돌아왔다고 광복지라 불리기도 한다.

포항의 대표적인 설화가 바로 ‘연오랑과 세오녀’다. 일본으로 떠난 연오랑과 세오녀로 인해 빛을 잃은 신라가 두 부부가 보내준 비단에 제를 지내니 해와 달이 다시 빛을 찾았다는 이야기다.

이때부터 제사를 지냈던 못을 일월지라 하고 이 지역을 ‘도기야’라고 했다. 이 설화의 주인공을 기리기 위한 연오랑과 세오녀상이 호미곶 해맞이 광장에 세워져 있다.

이 못은 직경이 약 250m, 남쪽과 북쪽의 폭이 약 150m, 총면적 약 1만6,529m²으로 원형을 이루고 있다.

일월지는 현재 포항공항 근처 해병부대 안에 있으며, 매년 10월 복원한 일월사당에서 연오랑 세오녀의 설화를 바탕으로 지역주민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사를 올린다.

1997년 경상북도 기념물 제120호로 지정됐으며 일월지 주변에는 벚꽃나무를 심어 봄이면 흐드러진 벚꽃이 마음을 설레게 하고 너른 못 한 쪽에는 연을 심어 여름이면 만개한 연꽃이 장관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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