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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종 민화컬렉션 ‘판타지아 조선’

기사승인 2018.09.03  13:4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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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 까치호랑이(虎鵲圖), 19세기 후반, 종이에 채색, 80×48cm

민화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민화는 평범한 사람들의 가치관과 언어가 담긴 시대의 거울이다.

그래서 한때 민화는 ‘못 배운 사람들이 그린 허접한 그림’으로 대접받기도 했다. 옛 우리 사회에서 예술은 창작하는 주체와 객체가 따로 있었다. 소위 양반들, 상류사회만의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새로 발견하는 민화에는 평범한 사람들 그 창작 주체의 생각과 조형언어가 담겼다. 거기에는 주류예술이 따라가지 못하는 고품격의 혼이 담겨 있다.

민화는 19세기 전후 신분사회의 해체와 망국, 식민지라는 조선의 변혁기에 태어남과 죽음이라는 실존의 내용을 초현실적 다시점으로 들여다보고 이를 환상적인 조형언어로 담아낸 데서 찾기도 한다.

예술의전당은 지난달 서예박물관에서 ‘김세종민화컬렉션-판타지아 조선 Fantasia Joseon’을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2016년 서예박물관에서 개최됐던 ‘조선 궁중화·민화 걸작-문자도·책거리’ 전시에 이은 예술의전당의 두 번째 민화 전시. 오는 12월에는 광주 국립아시아전당에서 이동 전시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여 년간 문자도, 책거리, 화조, 산수, 삼국지, 구운몽, 까치호랑이, 무속화 등 민화만을 집중적으로 수집한 김세종 컬렉터의 소장품 중 70여 점을 엄선해 일반에게 처음으로 공개하는 것이다. 서와 화를 아우르는 필묵의 전통이 계승되면서도, 조형적 창신성, 공간과 시각의 자유로움, 해학과 포용이 담긴 민화만의 미감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선시대 봉건질서의 해체와 전환현상을 정확하게 담아낸 조형언어로서 민화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 ‘민중이 그린 우리 그림’이라는 이유로 소박함만 부각하는 일부의 고정관념도 보기좋게 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화전 ‘판타지아 조선’은 조선이 만들어낸 환상의 이미지(fantasy)라는 뜻을 지닌다.

   

▲ 관동팔경도(關東八景圖) 8폭 중,

19세기 후반, 종이에 채색, 57×31.5cm

민화 산수도에는 실경의 생동함도, 문인화의 의취도 찾아 볼 수 없다. 관동팔경도를 그린 그림에는 산세의 구도가 전통적인 삼원법을 완전히 파괴하고 있다. 더욱이 수묵에 채색을 더하여 붉은산, 푸른산이 공존한다. 집과, 탑, 그리고 산봉우리 사이에도 원근의 거리감을 찾아 볼 수 없다. 나무마저 필법의 원리는 모조리 무시된다.

민화의 까치호랑이에는 김홍도의 맹호도가 전해주는 뛰어 오르는 듯한 생동감과 유연함, 터럭까지 흔들리는 듯한 생동감은 사라졌다. 그 대신 호랑이는 까치의 친구로 전락했고 그믐달이 걸린 소나무아래 해학적으로 그려져 있다. 새로운 세계는 바로 까치와 호랑이가 친구로 지내고, 산과 나무가 조화를 이루는 기쁘고 재미있는 환상의 공간이며 이것이 바로 19세기 조선 민화가 이루어낸 새로운 내면공간이다.

 

 

 

 

 

 

 

 

   
▲ 책거리, 19세기 후반, 종이에 채색, 57×31.5cm

책거리는 조선시대에 이두문자로 책거리(冊巨里)라고도 쓰인 책가 또는 책과 관련된 기물 등을 함께 그린 그림이다.

이 책거리도의 책들은 아름다운 장식이 그려진 책가에 쌓여 있다. 책가는 뒤쪽의 변이 앞쪽보다 더 긴 역원근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이 책가가 보는 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있는 사실을 더욱 강조한다는 뜻을 나타낸다. 뒷 변이 작아 보여도 시각적 착시현상일 뿐 실재는 분명히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작은 세부의 화려함은 전면의 화병, 꽃, 수박, 바둑판 등에도 꼼꼼하게 이어진다. 책은 있어도 선비의 청빈 정신은 사라진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나라사랑신문 news@narasara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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