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은 일반적으로 항문에 상처가 생기고 그 상처에 염증이 발생하면서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그리고 그 상처가 대변에 의해 지속적으로 감염되기 때문에 치료도 어렵고, 치료가 됐다고 해도 재발이 잘되는 병입니다.

치질이 발병하면 초기에 나타나는 증상은 출혈입니다. 항문 주위에 있는 모세 혈관이 손상을 입으면서 터지고 그 상처가 감염으로 인해 염증이 생기면서 통증이 유발됩니다.

평소 대변을 보는데 이상이 없던 혈관이 어느 날 갑자기 손상돼 출혈이 나는 것은 대개 혈관이 많이 부풀어 있거나 혈관 벽이 얇아진 것이 주원인인데, 혈관이 부푼 경우에는 그만큼 혈관 벽이 얇아지게 되고 대변이 나가는 통로는 혈관이 부푼 만큼 좁아지게 되므로 그만큼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이 평소보다 증가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자연히 혈관이 터질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처럼 혈관, 특히 모세 정맥이 부풀게 되는 원인은 결국은 혈류의 흐름이 많이 정체되어지기 때문으로 치질도 기혈 흐름이 정체되어 나타나는 대표적인 질환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치질 환자들이 차가운 곳에 오래 앉아 있다가 그 증상이 재발했다고 말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는데, 차가운 곳에 오래 앉아 있게 되면 항문 주위의 혈류 흐름이 더욱 정체를 일으키기 때문에 증상이 재발할 확률이 그만큼 높아집니다.

이처럼 한방에서 치질은 대장의 기혈순환이 저하되면서 혈류가 정체해 나타난다고 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장을 따뜻하게 해주는 약을 처방합니다. 즉 기혈의 흐름이 늦어지면 장이 차가워지고 그만큼 운동력이 저하된다고 판단해 약제 중에 장의 기혈순환을 증가시키는 약제를 투약하고 장의 운동력을 증가시켜 줍니다.

 

복부 따뜻하게 마사지해도 효과

그리고 이런 경우에 너무 따뜻하게만 하는 약을 쓰면 대변의 상태가 건조해지기 쉬운데 치질에서 변이 건조해지면 상처부위에 다시금 손상이 가기 쉬우므로 따뜻한 약에 보혈지제를 더해 대변이 건조해지지 않게 합니다. 특히 오랜 기간 치료를 요하는 만큼 꾸준하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질을 개선시키는 운동은 변비를 개선시키는 효과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운동은 줄넘기와 윗몸 일으키기로, 이 두 가지 운동을 매일 꾸준하게 해준다면 변비와 치질에 좋은 효과가 있습니다.

운동이 끝나면 복부를 마사지 해주면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손바닥으로 배꼽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듯이 문질러 줍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손바닥에 약간의 압력을 주면서 문지르고 또한 배가 훈훈하게 열이 날 정도로 문질러야 합니다.

 

김병민 대전보훈병원 한방과 부장, atkb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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