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케스트라와 성악가가 펼치는 아름다운 오페라가 가을밤을 수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은 라 트라비아타 공연 장면.

이탈리아의 음악극인 오페라는 대사가 노래로 표현된 가극이다. 올해는 다수의 고전, 창작 오페라 공연이 무대에 올라 가을이 더욱 풍성해질 예정이다. 매년 오페라 축제를 여는 대구는 올해는 9월 한 달 내 축제를 열고 해외에서 활동하는 유수의 아티스트를 초청하고, 국내 순수 창작오페라를 공연하는 등 양질의 공연을 선보인다. 여름 내 폭염에 지친 감성을 풍성한 오케스트라와 멋진 노래로 촉촉이 적셔보는 것은 어떨까.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극장지배인/음악이 먼저, 말은 그 다음 (9.12~16, 세종문화회관M씨어터)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오페라를 같은 날, 한 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다.

서울시오페라단은 9월 12일부터 1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극장 지배인/음악이 먼저, 말은 그다음’ 공연을 마련해 두 음악가의 오페라를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공연의 배경은 18세기 후반 비엔나. 오스트리아 황제 요제프 2세는 당시 오페라 문화계를 풍자하는 작품 경연을 개최한다. 여기에 당대 최고의 음악가 모차르트와 궁정음악가였던 살리에리가 각각 작품을 선보이게 되고, 왕실과 귀족들의 박수갈채를 받는다.

열대온실이자 겨울철 연회장소로 사용되던 오랑제리의 한 가운데 청중이 자리했는데, 이들은 좌우로 고개를 돌리는 것만으로도 양 끝에 설치된 무대 위 공연을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공연은 지난 2010년 대한민국 오페라대상 연출상을 수상한 장영아 감독이 맡았으며, 오랜시간 동안 서울시오페라단과 호흡을 맞춰온 지휘자 구모영과 오케스트라 디 피니가 음악을 맡았다.

 

윤심덕-사의 찬미 (9.28, 대구오페라하우스)

 

오는 28일 우리나라 최초의 소프라노 가수, 최초의 대중가요 가수였던 윤심덕의 생애가 오페라로 재탄생한다.

오페라 ‘사의 찬미’는 그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녹음했던 곡의 제목으로 독일 곡인 ‘도나우강의 잔물결’에 동생 윤성덕이 피아노 반주를 하고 그가 가사를 붙인 곡이다.

공연의 주인공인 윤심덕은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교편을 잡았으나, 노래를 하고 싶다는 열망에 조선총독부의 관비 유학생으로 발탁돼 일본에서 성악을 공부했다. 그곳에서 이미 가정이 있었던 김우진과 연인으로 발전했으나 당시 사회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두 사람의 관계를 인정받을 수 없었다.

서른이라는 젊은 나이에 연인 김우진과 함께 바다에 투신해 생을 마감한 그의 짧은 생애와 일제 강점기 억압된 사회에서 여성의 삶과 뜨거운 사랑을 노래한다.

이 창작오페라는 영남오페라단과 대구오페라하우스 합작 공연으로 윤심덕과 김우진의 슬픈 사랑이야기 외에도 홍난파, 홍해성, 채동선 등 나라와 예술에 헌신한 젊은 청춘의 이야기를 다뤘다. 독립운동자금 모금을 위한 대구 순회공연 장면 등 일제강점기의 모습도 생생하게 담길 예정이다.

 

코지 판 투테 (9.6~9,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국립오페라단은 새로운 감각으로 재해석한 모차르트의 오페라 ‘코지 판 투테’를 선보인다.

코지 판 투테는 모차르트 3대 오페라 부파(Opera buffa, 희극오페라) 중 하나로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에 이어 모차르트가 남긴 마지막 코믹 오페라 작품이다. 유명 대본가 로렌초 다 폰테의 대본과 모차르트의 섬세하고 세련된 음악이 어우러진 이 작품은 나이 많고 부유한 돈 알폰소가 두 청년에게 약혼녀들의 사랑을 시험해보자는 내기를 부추기며 시작된다.

18세기 나폴리를 배경으로 하는 원작과는 달리 이번 무대에서는 1950년대 풍요로움이 넘치는 어느 도시의 럭셔리 부티크를 배경으로 유쾌한 연애 사기 소동이 벌어진다. 하루 동안 일어나는 일을 빠르고 경쾌하게 전개시켜 누구나 지루하지 않고 즐겁게 감상할 수 있다.

코지 판 투테는 황당무계한 스토리 속에 젊은 세대가 철학적인 남녀 관계의 믿음보다는 어떻게 사랑하고 어떻게 상처받는지, 또한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고 치유해 나가는지를 담았다.

이번 작품에는 다비드 레이랑이 지휘봉을 잡고 신선한 감각과 아이디어를 자랑하는 연출가 니콜라 베를로파가 합류해 작품을 새로운 감각으로 재탄생시켰다. 거기에 세계무대의 젊은 성악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보다 유쾌한 오페라가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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