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배화여학교 교정에서 독립만세를 부르다 체포돼 옥고를 치른 김경화 안옥자 안희경 박양순 성혜자 소은명 등 6명의 소녀가 98년 만에 독립운동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들 여섯 소녀의 유족은 지난달 15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제73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여받았다.

6명의 소녀는 학우들과 함께 1920년 3·1운동 1주년을 맞아 1년 전 만세운동을 재현하기로 치밀하게 사전준비하고 당일 등교하자마자 일제히 학교 기숙사 뒤편 언덕과 교정에서 ‘조선독립만세’를 외쳤다. 이들은 모두 10대 후반이었으며, 소은명은 최연소자로 당시 나이 16세였다.

이 일로 수십 명이 일경에 검거돼 재판에 회부됐고, 각각 징역 1년·집행유예 3년(김경화), 징역 6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3·1운동 1주년을 맞아 만세 시위가 재현되는 것을 우려한 총독부가 서울시내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어린 학생들이 과감히 단행한 시위였다.

이들 6명은 ‘최소 3개월의 수형·옥고’ 기준을 명확히 충족하지 못해 그동안 포상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으나, 정부가 올해 4월 이 기준을 폐지하면서 98년 만에 독립운동가로 인정받게 됐다.

한편 이날 경축식에서는 만주에서 독립군 항일투쟁 지원에 헌신한 ‘독립군의 어머니’ 허은 여사도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됐다. 이상룡 선생의 손부인 허 여사는 만주에서 시댁 어른들의 독립운동을 보필하며 독립운동가들의 조석을 조달하고 군복을 지어 보급하는 등 서간도 무장 독립운동 지원에 헌신했다.

이밖에도 황해도 신천에서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해 조선독립만세를 외치다 체포돼 옥고를 치른 곽영선 선생, 평안남도 순천에서 비밀결사를 조직해 독립운동 자금을 모집하고 대한민국임시정부를 후원한 최복길 김경신 김화자 옥순영 이관옥 선생, 우당 이회영 선생의 부인으로 독립운동기지 개척을 조력하고 그 활동을 지원한 이은숙 여사 등에게도 포상이 이뤄졌다.

올해 정부의 여성 독립운동가 발굴 등의 주도적인 노력으로 202명의 여성 독립운동가를 발굴했으며, 올해 26명이 포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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