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9일 파주 임진초등학교 6학년 학생 20여 명이 ‘SW 융합형 보훈교육’의 시범 수업에서 무궁화 만들기 코딩 수업을 하고 있다.

 경기도 파주 임진초등학교 6학년 학생 20여 명이 이 학교 4층에 자리 잡은 무한상상실에 모였다. 각자의 책상에 놓인 개인용 컴퓨터에는 코딩프로그램이 열려 있다. 담임 안진석 교사의 수업 개요 설명에 아이들이 눈빛을 반짝인다.

“현재 열린 게임에 무궁화 꽃을 만들어 도장을 찍는 것까지 코딩해 보는 겁니다. 무궁화 꽃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죠? 수술이 있고 꽃잎 한 장씩, 5장이 모여 꽃을 만든다면 꽃잎이 몇 도씩 돌아가면서 구성돼야 하는지 정해야 합니다. 크기, 색깔, 게임 시간, 다 생각해서 만들어 보세요.”

아이들이 진지해졌다. 몇 차례의 코딩 수업이 익숙해서인지 아이들이 서두르지 않고 프로그램에 다가선다.

이곳은 국가보훈처가 공모를 통해 선정한 ‘소프트웨어 융합형 보훈학습 지도안’이 현장에서 시연되는 곳이다. 오늘의 수업은 ‘팔·레·트 프로젝트로 나라사랑 꿈 키우기.’ 코딩수업과 사회과 수업이 융합해 오늘의 나라사랑을 생각하고, 독립운동가의 삶을 함께 이해하는 수업이다.

개요 설명에 이어 전개에서는 독립운동가 남궁억 선생을 만나는 순서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 속의 깊은 뜻도 만났다. 일제 강점기, 적에 대한 경계와 나라꽃 무궁화의 만남이다.

“남궁억 선생님은 무궁화 보급으로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는 운동을 하셨는데 사람들에게 무궁화를 나눠주다 체포돼 옥고를 치르셨어요.”

“헐~”

아이들이 놀란다.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이다. ‘뭘 그런 일로’ 하는 표정이다.

“나라사랑의 정신을 나라꽃에 담아 보급하며 일제에 저항하고 독립을 강조한 거죠. 여학생들에게는 자수를 놓게 해서 무궁화를 생각하면서 나라 잃은 현실을 깨닫게 했어요. 지금 우리가 이렇게 독립된 나라에 사는 것, 모두 독립운동가 선조들의 희생과 노력 덕분이겠죠?”

오늘 이 게임도 자수를 놓는 작업에서 힌트를 찾아 한반도 지도에 무궁화 도장을 찍어 무궁화 지도를 완성하는 방식으로 구현됐다. 최근의 학습 트랜드인 ‘코딩’과 독립운동가의 만남이 무궁화를 매개로 이뤄진 것이다.

2개 차시로 구성된 이 수업의 1차시는 국가상징 태극기 알아보기였다. 90년 만에 고찰이 품고 있던 유물 ‘진관사 태극기’로부터 시작된 수업이었다.

오늘 현장에서 시범수업을 마친 교육프로그램은 내년 전국의 학교로 보급될 예정이다.

“학습 계획서가 레시피라면 아이들이 코딩의 다양한 방법과 순서를 찾아가며 요리를 만들게 하는 겁니다. 오늘의 재료는 태극기와 무궁화, 백초월 스님과 남궁억 선생님이었습니다. 이렇게 융합 수업은 아이들에게 나라사랑의 감성을 일깨우는데 좋은 교재가 될 걸로 보입니다. 이번 기회에 많은 프로젝트 수업들이 널리 확산됐으면 합니다.”

수업 종료를 알리는 벨이 울리자 “재미 있었어요” 외치며 교실을 나가는 아이들의 표정이 무척이나 밝았다. 딱딱한 국가상징이나 독립운동가가 아니라 생활의 문양으로, 살아있는 인물로 만나는 융합 수업이 아이들의 삶 가까이로 다가간 듯 보인 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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