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 그리고 행복한 것을 꼽으라면 ‘나눔’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눔’이라는 것은 서로 간에 진실된 마음을 주고받는 것이고, 그 어떤 일을 하는 것보다도 더 행복하니까 말이지요.

저와 저희 섬김이 선생님들은 각자 보훈청에 들어온 입사동기와 목적은 다르지만 ‘나눔’의 일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저는 보훈청에 들어와 많은 어르신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대상자 선정을 위해 첫 방문을 하게 되면 사람이 그리운 어르신들은 그 짧은 시간에도 기나긴 인생여정을 압축해서 쏟아내시며 눈물을 보이시곤 합니다. 처음에는 얼굴도 보이지 않으시고 방안에도 들여보내 주시지 않던 어르신들이 차츰 정이 들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십니다. 그리곤 친딸 이상의 사랑과 관심을 보이시면서 일하는 저희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해 주시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사무적으로 그저 집안일을 도와주는 외부인으로만 대하시다가도 우리 국가유공자들은 섬김이 선생님들의 진심을 이해하고 방문 시간에 맞춰 추울까봐 보일러를 틀어 놓기도 합니다. 그뿐 아니라, 방문 날짜에 맞춰 염색을 해야겠다며 일주일 전부터 염색약을 사다 놓고 기다리시는 분, 친지 분들이 가까이 있음에도 섬김이가 더 마음이 편하다며 병원에 같이 가자고 하시는 분, 혈압 약 먹는 요일을 기억 못해 때마다 물어보시는 분, 이사해야 되는데 집 좀 알아봐달라는 분, 장가 못간 아들이 있는데 친구 있으면 소개해달라는 분까지 웃지 못할 얘기들은 모두 이루 말할 수 없이 훈훈하고 웃음 짓게 하는 에피소드로 남습니다.

재가복지서비스가 주된 업무이지만 이 사업의 중요한 특성 중 하나는 서비스를 받는 어르신뿐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섬김이 선생님’들까지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섬김이 선생님들’이 이 일을 통해서 인생을 다시 배워가고 어르신들의 사랑으로 행복하다는 고백을 하십니다.

그분들이 어르신들과 진실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나눔의 대물림’입니다. 어르신들은 자신들의 삶과 지혜를 나누고 ‘섬김이 선생님’들은 자신이 가진 자원, 건강한 손발과 지식 등을 나누면서 모두가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일, 바로 이 ‘나눔’을 우리는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런 나눔과 섬김이야 말로 ‘따뜻한 보훈’의 핵심입니다. 섬김을 주고받는 사람들이 모두 행복한 이 일이 계속될 수 있도록 우리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장은실 / 전남서부보훈지청 복지과

저작권자 © 나라사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