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양각색의 태극기 하나되다
광화문을 둘러싼 대형 건물들에는 각양각색의 대형 태극기들이 걸렸다.
정부서울청사 전면에는 현재의 태극기가 반듯하게 걸렸다. 그리고 주변 건물은 독립운동 현장에서 나부끼던 태극기들이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그러나 각각의 사연을 안고 모습을 드러냈다.
경복궁을 바라보며 오른쪽의 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KT사옥, 교보생명 사옥이, 왼쪽의 정부서울청사 별관과 세종문화회관, 현대해상 사옥이 ‘태극기 전시회’에 동참했다.
공식 기념식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의 33명’과 함께 등장할 때는 진관사 태극기가 앞장서며 새로운 100년의 시작을 알렸다.
 
# 그리고 손에 손에 태극기
3·1절 100주년, 오늘 필요한 것은 태극기 하나다. 그리고 커다란 함성만 있으면 된다.
일부 단체들이 각각의 모양대로 만든 작은 태극기를 나눠준다. 줄이 길게 이어진다. 모자에 꽂은 청년의 표정도, 깃발을 연결해 4단 태극기를 만든 초등학생의 얼굴에도 환한 미소가 피어오른다.
광화문 광장 한 복판, 중년의 남성이 개인 비용으로 구매해온 태극기를 나눠준다. 여러 사람들이 모여들어 고맙게 태극기를 받아든다.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즐거운 모습이다.
지하철을 나서는 시민 행렬이 이어진다. 모두 태극기 행렬에 동참했다.
 
# 축제의 현장 외국인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도 이 현장에서 소외될 수는 없다.
가족들과 함께 거리로 나온 외국인들은, 비록 공식 기념식에는 참석하지 못하지만 광장의 축제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100년 만에 오는 대한민국의 행사, 손에 손 잡고 아이들과 함께 나선 사람들이 역사의 현장을 지켰다는 자부심과 함께 신기한 듯 광장으로 스며들었다.
작은 태극기를 들고 풍물패의 신나는 음악에 맞춰 흔드는 어깨춤으로 동참하는 그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 나도 독립운동가
광화문 곳곳에는 이날 시민을 위한 촬영포인트가 마련됐다.
공식행사에 참여했던 시민들은 기념품으로 나눠준 무릎담요를 들었다. 정확하게 100년 전 오늘 태화관에서 읽혔던, 탑골공원에서 뿌려졌던 독립선언서다. 자랑스럽게 들고 선 가족들의 표정이 자못 신중하다.
광장에서 기념식을 바라본 시민들은 독립선언서를 잠시 빌려 기념촬영에 나섰다. 광화문은 다시 ‘대한독립 만세’로 하나가 됐다.
 
# ‘독립의 횃불’ 출정식
기념식의 마지막은 ‘독립의 횃불 전국릴레이’ 출발이었다. 국가보훈처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임시정부 수립기념일인 4월 11일까지 전국을 누비며 독립의 뜻과 기상을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출정식에 이어 독립투사와 일본헌병 등으로 분장한 연극 퍼포먼스와 어린이 합창단의 3·1만세운동 노래 합창공연이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독립의 횃불 전국릴레이 1일 차 서울지역 봉송에는 김구 선생의 증손자 김용만, 장준하 선생의 손녀 장원희, 배우 최불암과 홍지민을 비롯한 독립운동가 유족, 학생, 시민, 온라인 공모 선발자 등 총 100명이 나섰다.
 
# 전야제 축제의 절정
2월 28일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집 앞에서 열린 전야제는 3·1절 100주년을 앞두고 축제의 절정을 향했다. ‘국민대축제 100년의 봄’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축제는 당시를 기억하고 오늘을 다짐하고, 함께 축하하는 자리로 이어졌다.
독립유공자 후손 연예인이 하늘로 쓰는 편지를 낭독할 땐 모두가 숙연해졌다. 윤봉길 의사의 종손인 배우 윤주빈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할아버지의 용기, 그 덕분에 대한민국은 독립의 의지를 만방에 알렸고 그로 인해 대한민국의 역사가 바뀌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할아버지. 덕분에 이곳엔 완연한 봄이 왔어요.”
이어 미디어 파사드로 되살아난 여순감옥이 현장을 휘감으며 100년의 아리랑으로 이어졌다. 새로운 100년의 봄을 기념하는 불꽃쇼가 펼쳐질 땐 독립의 영웅들이 불꽃으로 되살아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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