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처럼 찬란한 이 가을

‘가슴의 현이란 현 모두 열어

귀뚜리의 선율로 울어도 좋을 가을’ *입니다.

들판 가득 현과 현의 울림이 들려옵니다.

달빛 가득 적막한 계절, 울림으로

온몸이 가을을 맞습니다.

하늘 반짝이면 강물도 반짝이듯

세상이 하나 둘 불빛을 밝히는 날

강물 속 불빛이 생명 다하면

커다랗게 선 언덕이 문득 생명처럼 일어서고

흔들리는 나룻배, 오는 이, 가는 이 기다리듯

바람이 흐느끼는 이 가을

찬란하게 깊어가는 계절

문득 오늘이 달려오고

오늘이 달려가고 있습니다

* 이해인 ‘가을이 아름다운 건’ 중에서

가을 들녘에 흔들리는 억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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