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덕수궁 중명전 앞뜰에서 열린 제80회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기념사를 하고 있다.

제80회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이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덕수궁 중명전 앞뜰에서 개최됐다.

국권회복을 위해 헌신하신 순국선열의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후세에 전하기 위해 열린 이날 기념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등 정부 주요 인사와 각계 대표, 독립유공자와 유족, 시민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행사는 114년 전 강압적으로 을사늑약이 체결된 아픈 역사의 현장 덕수궁 중명전을 개최 장소로 선택함으로써 나라를 먼저 생각한 순국선열들을 기리고, 과거의 역사를 거울삼아 다시는 이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는 뜻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번 기념식의 주제도 ‘들꽃처럼 불꽃처럼’으로 선정해 들꽃처럼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수많은 무명(無名) 순국선열을 기리고, 순국선열의 독립정신이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꽃처럼 희망의 표상이 되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기념사를 통해 “선열들은 불꽃이셨다. 불꽃처럼 싸우다 스러지셨고, 방방곡곡에서 낫과 곡괭이라도 들고 의병으로 일어서셨으며, 중국과 연해주에서 풍찬노숙하며 독립군으로 싸우셨다. 죽음의 위협에도 무릎 꿇지 않고 의사와 열사로 의거를 결행하거나 독립만세를 외치셨다”고 기억했다.

이 총리는 “순국선열들의 피를 딛고 조국은 빛을 되찾았으며 그런 조국에서 지금 우리는 풍요와 안락을 누리며 산다”며 “우리는 선열들의 수난과 희생을 결코 잊지 않고 있고, 선조들의 애국애족을 기억하고 후대에 전하기 위해 정부도 다양하고 체계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 총리는 “정부는 순국선열들을 한 분이라도 더 찾아 합당하게 예우해 드리려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올해는 역대 최대인 647명의 독립유공자를 발굴해 포상해드렸다”면서 “그 가운데는 그동안 잘 모시지 못했던 여성 독립운동가 113명도 포함됐으며,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2년 반 동안 177명의 여성 독립운동가를 찾아 포상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특히 “우리는 밖으로 당당하고 안으로 공정한 나라를 이루어야 하며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번영의 과실을 조금씩이라도 나누는 포용 사회를 실현해야 한다. 그것이 들꽃처럼 사셨으나 불꽃처럼 싸우다 스러지신 선열들에 대한 후대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114년 전과 같은 통한을 다시는 겪지 않을, 힘차고 미더운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 후대에 남기겠노라고 약속한다”고 말하고 “벌써 70년을 훌쩍 넘긴 분단을 지혜롭게 극복해가면서 한반도 평화정착으로 착실히 나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서는 연해주 독립운동의 대부 최재형 선생의 4대손 최일리야(17세) 씨와 일본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한 강수원 선생의 손녀 뮤지컬배우 강신혜(34세) 씨가 애국가를 선도 제창해 기념식의 의미를 더했다.

이날 오후에는 (사)대한민국순국선열유족회 주관으로 서대문독립공원 독립관에서 순국선열 및 애국지사 영령 추모제가 열렸으며, 미국, 호주, 카자흐스탄에서도 독립유공자 후손과 현지교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이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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