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일 열린 로봇의족 시연회에서 국가유공자 민병익씨가 상용화를 앞둔 로봇의족 을 선보이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지난해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사장 양봉민),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박천홍)과 협업을 통해 국가유공자를 위한 최첨단 로봇의족을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보훈처는 그동안 전쟁 또는 공무수행 등으로 다리에 부상을 입은 국가유공자를 위해 의족 등 보철구를 지급하고 있었는데, 더 나은 일상생활 지원을 위해 고민하던 중 지난해 국내 최초로 로봇의족을 개발한 한국기계연구원과 협업하면서 프로젝트가 성사됐다.

로봇의족 개발을 위해 기존의 보철구를 사용하고 있던 국가유공자가 임상시험과 일상생활 체험평가에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이 과정에 참여한 국가유공자들은 수십년 의족 등 보철구를 착용한 경험을 토대로 꼼꼼하게 로봇의족을 평가하고 개선점을 피력했다.

이렇게 유공자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1년간의 테스트와 개발을 거쳐 초기모델에 비해 크기와 무게, 배터리 사용시간, 소음과 발열 문제, 조작 편의성 등의 품질이 크게 개선됐다. 이 과정을 거쳐 개선된 로봇의족은 지난달 5일 시연회에서 국가유공자 민병익(70세) 씨가 첫 선을 보였다.

이날 시연회에서 보훈처는 올해 지방 보훈병원을 통해 로봇의족 적합 대상자를 추천받아 2차 평가를 실시하고 품질이 일정수준에 도달하면 보철구 지급 대상자 중 희망자에 한해 시범적으로 로봇의족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시연에 나선 민병익씨는 철도청 공무원으로 1993년 업무를 하던 중 지게차에 다리가 절단되는 사고로 지난 27년간 의족을 착용해왔다. 그렇게 지난 27년간 의족에 의지해 일상생활을 이어가던 그는 보다 좋은 성능의 로봇의족에 대해 알아보던 중 보훈처와 기계연구원이 협업해 새로운 로봇의족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실시한다는 소식을 접했고, 고민하지 않고 바로 지원했다.

그는 초기 제품의 한계를 찾기 위해 포장된 도로나 실내 이외에도 오르막과 계단, 산과 같은 비포장 도로를 다니면서 의족의 개선점을 꼼꼼하게 찾아내고 어떻게 하면 착용자의 감각과 마음을 전달할 수 있을지, 자신의 의견을 열심히 전달했다. 오랜 기간 의족을 착용해온 경험을 살려 초기 임상시험부터 일상생활 체험 후 상세하게 개선할 점을 알렸다. 개선된 로봇의족은 대만족이었다.

시연회 날에는 많은 취재진들의 끊임없는 시연 요청과 플래시 세례가 이어졌지만 ‘나와 같은 처지의 모든 유공자들에게 로봇의족의 혜택이 돌아가는 과정’으로 생각해 최선을 다하며 의족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성능 좋은 의족이란 하나의 기계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더 좋은 보철구의 보급은 저와 같은 처지에 있는 유공자의 삶의 질 향상과도 직결됩니다. 빠른 시일 내로 로봇의족이 완성돼 필요로 하는 많은 국가유공자에게 공급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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