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국가보훈처가 발표한 ‘든든한 보훈’은 국가가 국민을 책임진다는 약속이며, 국가와 국민 간의 신뢰와 믿음을 의미한다.

국가에 대한 헌신과 희생을 합당한 예우로 보답할 것을 약속하고, 국민이 국가를 든든하게 믿기를 바라며 만들어진 든든한 보훈은 또 한편으로는 ‘든든한’ 이들에 대한 보답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보훈처에 입사해 처음 참여했던 현충일 행사가 떠올랐다. 행사 요원으로 유족들을 안내하며 현충원의 호국영령들이 누군가의 가족이었구나 하는 아주 단순한 사실이 마음 속 깊이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이분들이 있기에 지금의 우리가 존재할 수 있음을 다시금 깨달았다.

최근 국외에 30년 넘게 거주하신 국가유공자께서 뉴스에 대한민국이라는 소리만 들리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애국심으로 벅차오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의 날씨는 어떤지,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은 아닌지 걱정하는 그분의 말씀을 들으며 강산은 변해도 변하지 않는 고국을 향한 애정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생각해본다.

뿐만 아니라 본인의 보훈급여금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한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 치과의사인 국가유공자 한 분은 직접 형편이 어려운 보훈가족에게 틀니와 치과 치료를 지원하는 등의 소식을 종종 듣곤 한다.

청춘을 나라에 바치신 분들이 연세가 든 이후에도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는 모습에 감동과 함께 든든함을 느낀다. 이렇게 국가와 국민을 든든하게 지켜준 국가유공자분들께 정부가 시행하는 든든한 보훈은 국가의 도리와 보답을 다하는 것은 물론 국가유공자를 향한 국민적 공감대와 연대가 형성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억울한 국민이 없도록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그 약속이 보훈처의 든든한 보훈을 시작으로, 국가의 근간이 된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공헌의 가치를 미래세대로 재생산하여 국민통합에 기여할 것을 기대한다.

서울지방보훈청 보상과 이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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