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 예우정책과 안준범 연구원

지난해 4월 카자흐스탄 누르술탄 공항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 주관으로 열린 독립유공자 계봉우·황운정 애국지사의 유해봉환식이다. 이날 계봉우 지사의 유족들은 ‘죽으면 고국에 묻히고 싶다’는 고인의 유언을 지킬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대통령이 최고의 예우로 맞아주어 크게 감격했다. 이 역사적인 유해봉환식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발로 뛴 안준범 연구원(44)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국외에서 조국독립을 위해 헌신하다 작고 후 현지에 안장된 순국선열의 묘소를 찾아 관리하고, 유해를 국내로 봉환해 국립묘지에 안장해드리는 유해 봉환 사업을 맡고 있다. 이 일을 수행한지도 올해로 8년차, 이제까지 소재가 불분명했던 묘소 44기를 발굴하고 독립운동가 19위의 유해 봉환을 이뤄냈다.

해외 공관과 연락하는 일이 많은 업무 특성상 시차 때문에 야근하는 일도 많고, 묘소 확인을 위한 장기출장도 잦다. 나라마다 각기 다른 안장 문화로 인해 당혹스러울 때도 많고, 국경 지역이나 야생동물 출몰 지역을 찾아야 하는 일 등 위험이 따를 때도 있다. 15개국에 산재돼 있는 독립유공자 묘소의 위치를 파악하는 일에는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안 연구원은 사명감을 갖고 작은 단서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그는 유학관 애국지사의 묘소를 확인하기 위해 우즈베키스탄으로 향했다. 유 지사가 생전에 남긴 편지 한 장에 적힌 주소를 토대로 인근의 공동묘지를 찾았지만 그를 맞이한 것은 광활한 공동묘지와 울창한 잡초 사이로 산재된 수십기의 묘소였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입구부터 묘비를 하나씩 확인해나가기 시작했다. 더운 날씨와 날벌레, 가시 달린 잡초에 긁혔지만 끝내 유학관 지사의 묘소를 발견했을 땐 그간의 모든 고생은 씻은 듯 날아갔다.

“저는 현재 우리가 사는 사회를 애국선열들이 그림을 그리고, 합심해서 노력으로 얻어진 결과물이라 생각합니다. 저를 든든한 보훈인으로 선정해주신 것은 그분들의 묘소가 소실되지 않도록, 외롭게 잊혀지지 않도록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이해하겠습니다.”

더 시일이 지나기 전에 더 많은 독립유공자 묘소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의 열정이 빛을 발하는 오늘이다.

 

대구지방보훈청 김미현 주무관

지난해 10월 대구보훈병원에서 ‘사랑의 보철구 나눔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대구지방보훈청이 2017년부터 중상이 국가유공자로부터 기증받은 전동휠체어를 정비해 저소득 국가유공자 등에게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을 기획하고 완성한 주역은 바로 든든한 보훈인 김미현 주무관(49)이다.

그는 대구지방보훈청 복지과에 근무하면서 고가의 전동휠체어가 사용연한이 지나 버려지는 것을 놓치지 않고 지켜보다 재활용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2년 동안 31대의 휠체어가 새롭게 태어나 형편이 어려운 국가유공자의 발이 되었다.

그는 정책 현장에서 소소한 챙김과 보살핌, 따뜻한 말 한마디가 때때로 뜨거운 감동이 되는 순간을 자주 경험한다.

월남참전유공자들을 위한 행사가 많이 없었던 시기, 위로연을 개최했는데 참석하신 분들이 지역 어린이들의 합창공연을 보며 즐거워하시고, 남몰래 눈물 훔치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울컥했다. 이렇게 보훈가족으로부터 받은 감동은 그를 더 열심히, 활발하게 활동하도록 하는 원동력이 됐다. 김미현 주무관은 오늘도 생활 속에서 발견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보훈가족에게 돌려주고자 현장을 바삐 누빈다.

그는 미래세대에 나라사랑 정신을 함양하고 역사의식을 고취시키는 활동에도 열심이다. 대구의 대표적인 문화관광으로 자리잡은 근대골목투어를 현충시설과 호국보훈을 중심으로 역사탐방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인근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물론 타지역에서 부모님의 손을 잡고 대구를 찾은 초·중·고등학생들까지 역사탐방을 찾는 인원은 연간 1만여 명에 이른다

“역사탐방 이외에도 최근에는 그동안 보훈처에서 나온 자료를 토대로 보훈콘텐츠를 제작해 교육현장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역사특강 영상을 제작해 학교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반응이 좋습니다. 탐방에 참여한 학생들이 눈이 반짝이는 것을 볼 때, 역사현장을 보며 일반시민 분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볼 때, 스스로 큰 보람을 느낍니다”

그는 지금도 보훈가족이 매순간 자긍심을 느끼도록, 국가를 위한 헌신은 반드시 보답 받는다는 믿음을 줄 수 있도록 도전하는 든든한 보훈인으로 현장을 누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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