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과 꽃샘추위를 이겨내고 돋아나는 봄나물은 강한 생명력으로 우리 몸에 생기를 북돋워 줍니다. 봄에 꼭 먹어야 하는 음식들을 만나 보겠습니다.

쑥은 지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물입니다. 별명이 만병통치일 정도로 효능이 많습니다. 쑥은 따뜻한 성분으로 겨우내 움츠렸던 몸에 온기를 넣어주고 면역력을 증진시켜 줍니다. 특히 배가 차고 손발이 찬 경우 쑥국을 장기적으로 먹으면 몸이 따뜻해집니다. 쑥은 비타민, 칼슘, 철분을 다량 함유하여 피로감을 줄여주고 각종 통증 및 소화 기능을 좋게 합니다.

냉이는 입맛이 없고 텁텁할 때 된장찌개에 넣어 먹으면 입맛이 살아나는 나물입니다. 간에 쌓인 독을 풀어주며 지방간에 도움이 되는 나물입니다. 동의보감에 냉이는 간에 들어가서 피와 눈을 맑게 한다고 합니다. 또 각종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습니다. 나물 중에서 단백질 함량이 많습니다. 냉이를 먹고 100세를 넘겼다 해 중국에서는 ‘백세국’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쌉싸름한 향이 일품인 두릅도 제철입니다. 비타민, 아연, 엽산 등이 풍부해 겨우내 떨어진 면역력을 회복시켜 줍니다. 두릅에서 쌉사름한 맛을 내는 사포닌은 혈당을 내려주고 피를 맑게 해 당뇨병 환자에게 특히 좋은 봄나물입니다. 비타민의 파괴를 막으려면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 등에 찍어 먹으면 됩니다.

사시사철 먹을 수 있지만 취나물은 봄이 제철입니다. 독특한 맛과 향이 매력적인 취나물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몸속의 염분을 효과적으로 배출합니다. 노폐물과 염분을 배출해주기 때문에 고혈압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취나물에 함유된 비타민B는 불면증에도 도움을 줍니다. 취나물도 뜨거운 물에 너무 오래 담그면 영양소가 파괴됩니다. 살짝 데쳐 먹는 것이 좋습니다.

뿌리와 잎에서 몹시 쓴맛이 나는 씀바귀는 벚꽃이 피는 시기에 캐내 나물 무침이나 된장국에 넣어 먹거나 장아찌를 담아 먹습니다. 씀바귀는 찬 성질의 나물이기에 우리 몸의 각종 염증을 없애는데 도움이 됩니다. 동의보감에는 심신을 편하게 해줘 상복하기 좋은 나물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씀바귀는 혈관 내 콜레스테롤을 제거해 혈액순환이 원활하도록 도와줍니다. 동맥경화나 심근경색 등 혈관질환 예방에 좋은 음식입니다. 씀바귀의 쓴맛이 기호에 맞지 않으면 요리하기 전에 소금이나 식초를 넣은 물에 담아두면 쓴 맛을 조금 줄일 수 있습니다.

달래는 마늘과 비슷해 몸을 따뜻하게 하며 기를 북돋워 줍니다. 향이 좋아 식욕을 돋우고 소화도 촉진시킵니다. 정신을 안정시켜 불면증에도 도움이 됩니다. 돼지고기의 잡내를 잡아주기 때문에 함께 먹으면 좋은 궁합입니다.

봄나물은 다른 계절에 비해 비타민, 미네랄 등 영양분이 풍부합니다. 봄나물을 먹고 겨울 동안 움츠렸던 몸에 활력을 불어 넣어보면 어떨까요.

김성수 부산보훈병원 한의학박사, drwaje@bohun.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