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1일 대전체험봉사교실 단원들이 국가유공자 댁에 사랑의 연탄을 배달하고 있다.

매주 일요일 아침 6시 반, ‘대전봉사체험교실’이라는 글자가 적힌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한 곳으로 모여 연탄을 옮긴다. 지난 3월 21일, 홀로 사시는 국가유공자의 집 한 편에는 사랑이 담긴 연탄이 차곡차곡 쌓였다.

매주 이웃사랑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대전봉사체험교실 권흥주 회장을 만났다.

 

권흥주 회장이 봉사를 시작한 것은 벌써 20여 년이 넘었다. IMF 시절 사업실패로 좌절하던 그는 봉사를 통해 좌절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의 동력과 행복을 얻었다. 이후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모이기 시작했고, 2010년부터 ‘대전봉사체험교실’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제는 회원 2500여 명에 달하는 대전의 대표적인 봉사단체로 성장했다.

“봉사는 타인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스스로에게 즐거움과 보람을 주는 일입니다. 봉사를 하면서 우리는 매번 새로 태어나는 것이지요.”

현재 대전봉사체험교실의 봉사활동의 절반은 지역아동시설·노인시설·장애인시설 등에서 이뤄지고, 절반은 보훈과 관련된 활동이다. 권 회장은 보훈가족에게 연탄 또는 난방유를 지원하고, 정기적으로 반찬과 식재료와 여러 물품을 여러 곳에서 기부를 받아 지원하고 있다. 지역의 애국지사와 국가유공자 댁을 방문해 안부를 살피는 일도 빠뜨리지 않는다.

“형편이 어려운 국가유공자 어르신들도 저희가 전달해드리는 물품을 자신보다 더 힘들게 사는 사람들에게 써달라고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저를 비롯해 많은 봉사자들이 큰 감동을 받고, 배움을 얻고 있습니다. 그분들은 청소년 봉사단원들이 올바른 인성 함양하는 데 존재만으로 큰 도움이 되십니다.”

대전봉사체험교실은 국립대전현충원과 지역의 다양한 현충시설 환경정화 활동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여기에는 가족단위 봉사자들이 대부분이어서 청소년들이 많아 역사의 현장을 체험하는 교육적 효과도 있다.

권 회장은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에 ‘보훈문화상’ 국가유공자 예우증진부문 표창을 받았으며, 그 상금을 천안함 순직용사 자녀 장학금과 보훈가족 지원을 위해 기부하기도 했다.

그는 호국보훈의 달을 앞두고 지난달 29일에는 봉사자 1,500여명과 함께 국립대전현충원 전 묘역에 태극기를 꽂아드렸다. 또한 지난 4월 작고한 정완진 애국지사를 비롯해 대전에서 오랫동안 거주하며 타의 모범이 된 분들의 일생을 기록한 책자도 발간 작업을 마무리 중이다.

“국가유공자 한 분 한 분이 소중한 분들입니다. 관심을 갖고 예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그는 “앞으로도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예우하고 기억하는 일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길 바란다”며 활짝 웃었다. 다음 봉사 일정을 향해 바삐 움직이는 그의 뒷모습에서 봉사로 단련된 삶의 깊이가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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