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록 등 자료를 분석·검토하고 있는 김혜원 의무기록사. 매월 김혜원 의무기록사가 검토하는 서류는 160여 건에 이른다.

책상 위로 겹겹이 쌓인 서류들이 눈에 띈다. 이곳은 보훈심사위원회. 개인정보와 관련된 자료들이 많기에 외부인의 출입도 까다롭다.

이곳에서 국가유공자 상이등급 심사에 필요한 의무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 관리하는 김혜원(31) 의무기록사를 만났다. 그의 손 끝에서 국가유공자의 기록이 관리되고 정리되는 셈이다. 자신이 든든한 보훈인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은 그는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직 많이 부족한데, 저를 잘 가르쳐주고 이끌어준 선배들의 도움이 오늘의 저를 이만큼 키운 것 같습니다.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어요. 그리고 ‘든든한 보훈인’이라는 말의 무게만큼 더욱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혜원 의무기록사가 이 일에 참여 한지도 벌써 8년차, 연간 평균 2,000여건 이상의 안건을 처리하며, 그는 매년 한 뼘 더 성장하고 있다.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영역인 만큼 주요 정보의 흐름도 놓칠 수 없다. 관련 법이 개정되면 내용을 세부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고, 지방보훈청과 각 기관의 담당자들이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정리해 전달하고 안내한다.

그의 일은 ‘의무기록 관리’에서 그치지 않는다. 관련 기준표 등에서 오래된 용어들을 수정하고, 보훈처 통합보훈정보시스템과 보훈병원의 자료를 연계하는 시스템 구축에도 협조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등 충실히 역할을 해내고 있다.

그의 깔끔한 일처리만큼이나 빛나는 것은 국가유공자를 생각하는 마음이다. 쉴 새 없이 업무를 처리하면서도 혹여나 자료가 누락된 것은 없는지 꼼꼼히 확인하는 것은 물론 민원인들의 요구도 친절하게 응대하고 처리 내역과 근거를 확실하게 안내한다.

“국가유공자 상이등급 심사 기준이 정해져있고, 현실적으로 심사를 신청하는 모든 분들의 요구를 충족시켜드릴 수 없어 안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당사자가 이미 고인이 된 지 오래돼서 의료기록도 없으신 분들의 경우는 더하죠. 그래서 자료 부족으로 기준에 미달될 뻔한 분들이 자료를 보충해 상이등급을 받도록 도와드릴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특히 그는 예전에 비해 행정 처리와 서류 준비가 시스템상으로 훨씬 간편해진 요즘, 누구나 지방보훈관서와 보훈심사위원회 등을 통해 충분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불필요하게 외부의 도움을 받을 이유가 없다며 지방보훈관서나 위원회를 찾아달라 호소한다.

어렸을때부터 직업군인을 꿈꿨던 그이기에 국가유공자를 대하는 마음은 더욱 남다르다. 군인이 되는 대신, 군인을 지원하는 길을 모색하다가 국가보훈처를 알게 됐고, 나라를 지켜준 분들을 지원하고자 결정한 것. 매일 그는 ‘내가 군인이라면, 내가 국가유공자라면’이라는 마음으로 보훈가족의 일을 내 일처럼 여기고 있다.

가족도 국가보훈처에서 일하는 그를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중에서도 6·25전쟁을 지나온 할머니와 나라사랑하는 마음이 깊은 아버지에게 그는 자랑거리이자 자부심이다. 가족의 격려와 응원은 더욱 더 보훈처에 대한 애정이 깊어지는 원동력이다.

“우리를 위해, 나라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해준 분들의 삶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은 저 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보훈처 직원들의 공통적인 생각일 것입니다. 조금 더 믿음을 갖고 찾아주시면 ‘든든한 보훈’으로 보답해 드리겠습니다.”

더 많은 국가유공자들이 제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국가를 위한 헌신과 희생에 반드시 보답해드린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그의 눈빛이 빛나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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