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진화’의 화석들. 원시인류에서 현생인류까지, 유구한 인류사를 한 자리에서 관망할 수 있다.

26일까지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호모 사피엔스. 오늘을 사는 우리는 누구인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으며, 지금 코로나로 흔들리고 있는 호모 사피엔스는 어떻게 오늘을 이겨나갈 것인가.

최근 전 지구적 규모의 코로나19 상황으로 호모 사피엔스, 우리 자신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700만 년 전 휘청거리며 초원을 걷기 시작했던 우리는 산업화를 거쳐 이제 신에 비견될 만큼 전능한 존재로 거듭났다. 물론 많은 한계를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호모 사피엔스가 신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진보’가 거듭돼야 할 것이며, 그렇게 새로운 존재로 거듭난 이후에는 그만큼의 엄청난 댓가를 치러야 할지도 모른다. 신이 되지 못한 인간과 신의 역할을 하게 될 호모 사피엔스는 또 어떻게 관계를 지어가며 이 지구별을 누비게 될 것인가.

하지만 지금은 다시 코로나19라는 대 충돌을 만나 인간이 여전히 미약한 존재임을 확인시켜 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 고민을 함께할 현장이 바로 서울 용산구의 국립중앙박물관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700만 년이라는 긴 인류 진화의 여정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기획특별전을 마련했다. ‘호모 사피엔스 : 진화∞ 관계& 미래?’가 전시회 이름이다.

진화적 관점에서 본 인간 존재의 의미와 진화 과정에서 맺어 온 다양한 생물종과의 관계를 찾는 자리이다. 이야기는 화석 자료, 고고 자료 등 700여 점의 전시품과 영상으로 풀어나간다.

 

전시는 프롤로그 : 진화를 이해하는 방식, 제1부 진화, 제2부 지혜로운 인간 호모 사피엔스, 에필로그 : 호모 사피엔스의 미래로 이어진다.

첫 번째 이야기, 프롤로그. 인류의 기원에 대한 물음을 종교의 영역에서 과학의 영역으로 가져온 ‘종의 기원’ 이야기가 다뤄진다. 진화에 대한 편견과 인식의 한계를 볼 수 있는 ‘필트다운인 사건’이 소개되고 3D 모션 캡처 촬영 등 첨단 기법으로 제작한 실감형 콘텐츠 ‘700만 년 동안의 기억’이 상영된다.

두 번째 이야기, 진화. 사헬란트로푸스 차덴시스부터 호모 사피엔스까지 700만 년에 걸친 인류 진화과정을 그린다. 극심한 환경변화 속에서 인류가 어떻게 적응해 나가는지, 최근 유전자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호모 사피엔스가 어떤 존재인지를 설명한다. 루시, 네안데르탈인, 샤니다르인 등 유명한 고인류 화석 발견 사례를 전시한다.

 

세 번째 이야기, 지혜로운 인간 호모 사피엔스. 현생인류 호모 사피엔스의 특징을 예술, 장례, 도구, 언어와 기호, 탐험이라는 다섯 가지 주제로 살펴본다. 프랑스 쇼베와 라스코 등의 동굴벽화 자료, 사자인간, 비너스 등의 조각품, 눈금을 새긴 돌 등 주요 전시품과 자료를 기반으로 호모 사피엔스를 깊이 이해하도록 한다. 도구 영역에서는 세계 구석기의 기술체계와 한반도 구석기의 특징을 한 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별도의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특히 모든 생물종이 그물처럼 엮여 있는 지구에서 종의 다양성과 공생의 가치를 지향하는 실감형 콘텐츠 ‘함께하는 여정’은 대단히 유익한 체험이 될 것이다.

마지막 이야기, 에필로그. 지구상에 생명이 탄생한 이래 5차례의 대멸종이 있었으며 그때마다 50~75%의 생물종이 사라졌다. 오늘 지구는 인간의 탐욕이 초래한 환경오염과 그에 따른 기후 변화 등은 6번째 대멸종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과 위치를 자각하고 어떠한 방향으로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던진다.

9월 26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계속될 이번 전시는 올해 12월 국립중앙과학관, 내년 4월 전곡선사박물관에서 순회 전시될 예정이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국가유공자 본인 무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예매 필수. 예매 문의 02-1688-0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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