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홍구, ‘녹색연구-숲길’, 2012.

자연의 경치나 어느 지역의 모습, 눈에 보이는 세상을 그대로 담아내는 풍경은 미술에서 가장 많이 다뤄지는 소재 중 하나이다. 대체로 서양의 풍경화가 시각적인 관찰과 분석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 동양의 산수화는 풍경의 체험의 사유와 체험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듯 풍경은 바라보는 예술가의 시선과 생각의 차이를 가장 확연하게 느낄 수 있는 장르이다.

그런 ‘풍경’을 통해 현대미술작가 49명의 개인의 경험이자 한 시대의 미학과 철학이 반영된 결과를 한 자리에 볼 수 있는 ‘풍경을 그려내는 법: 개방수장고 미술은행 소장품’ 전시가 오는 12월 31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3층에서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과 정부미술은행 소장품이 중심이 됐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은 지난해 말, 개관 이후 약 2년간 유지해온 수장고를 전면 개편하면서 다양한 현대미술 작가들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3층 공간을 새롭게 단장했다.

최소영, ‘푸른풍경’, 2020.

‘풍경의 해석’ ‘시선과 색채’ ‘재료의 변형’ 세 가지 주제 아래, 유근택, 김병종, 박승모, 이명호, 정정주 등 국내외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한국 현대미술 작가 49명의 회화와 조각, 영상 등 총 52점으로 구성된다.

‘풍경의 해석’에서는 유근택, 유승호, 강운 등 작가들이 자신만의 독창적인 재료와 표현기법으로 완성된 풍경화를 통해 평범한 풍경에 작가들의 고유한 표현방식과 상상력이 더해진 결과를 만날 수 있다.

‘시선과 색체’에서는 예민한 시각적 감수성을 지닌 작가들이 자신이 체험한 자연의 이미지를 독창적인 색감으로 표현한 작품들이 모였다. 서용선, 공성훈, 김병종 등 작가의 작품을 통해 쉽게 지나칠 법한 주변 풍경을 강렬한 색채감으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며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오원배, ‘언타이틀드(Untitled)’, 2017.

‘재료의 변형’에서는 황인기, 황선태, 이명호 등 작가의 평면을 뛰어넘어 영상과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한 새로운 풍경화를 볼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접하는 일상의 한 장면에서부터 자연경관,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맞이하며 생긴 변화까지 우리를 둘러싼 풍경에 대해 새로운 시각과 사유를 선사한다.

충북 청주시 청원구에 위치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관람료는 무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전 예약 필수. 예매 문의 043-261-1400.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mmca. go.kr) 온라인미술관(VR)을 통해서도 관람할 수 있다.

‘풍경을 그려내는 법’ 전시관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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