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원의 ‘나무를 상상하는 방법’.

덕수궁은 시대를 거치며 왕족의 사저에서 행궁으로, 광복 후에는 사적으로 지정됐고, 지금은 빌딩 속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근대식 전각과 서양식 정원 등 중세와 근대가 한데 어우러진 덕수궁은 그 정원도 중세와 근대, 동양의 풍수지리와 서양식 정원 구성이 조화롭다.

시대의 흐름과 함께해 온 덕수궁에서는 지난 역사를 돌아보고 우리 시대 정원의 의미와 가치를 생각해보는 프로젝트가 열리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가 함께 ‘덕수궁 프로젝트 2021: 상상의 정원’을 기획했다. 11월 28일까지 덕수궁 야외 공간이 ‘무대’가 될 예정이다.

이예승의 ‘그림자 정원: 흐리게 중첩된 경물’.

이번 프로젝트에는 권혜원, 김명범, 윤석남, 이예승, 지니서 현대미술가와 김아연, 성종상 조경가, 이용배 애니메이터, 신혜우 식물학자이자 식물세밀화가, 황수로 무형문화재 등 다양한 분야와 세대의 작가 9팀이 참여해 ‘정원’을 매개로 덕수궁의 역사를 돌아보고 정원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생각한다.

참여 작가들은 정원의 역사, 사상, 실천을 재해석하면서 다양한 관점을 지닌 열린 정원을 만들어낸다. 특히 장르, 매체, 세대 등 이질적인 성격의 각 작품과 작가들은 이야기가 있는 각각의 정원을 구성하면서 동시에 서로 조화와 긴장 관계를 이루며 더 큰 정원을 만들어낸다.

윤석남의 ‘눈물이 비처럼 빛처럼’. 

온라인에서는 또다른 방식의 전시가 이어진다. 작가들이 만들어 낸 공간에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 협력해 음악이 얹어지면서 풍요로운 감각의 향연이 펼쳐진다. 밴드 ‘잠비나이’의 심은용, 김보미가 윤석남, 김명범, 김아연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신곡을 제작해 공개했다. 세 작가의 작품 앞에 놓인 큐알(QR)코드를 통해 음악과 함께 미술작품을 관람하는 공감각적 체험이 가능하다.

황수로의 ‘홍도화’.

전시는 11월 28일까지 덕수궁 야외 정원과 전각, 행각 일대에서 열리며 영상, 설치, 조각, 전통공예, 조경설치, 애니메이션, 식물 세밀화 등을 볼 수 있다. 전시장소 입장료는 무료이며, 덕수궁 입장료 역시 국가유공자는 무료이다. 문의 02-2022-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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