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하는 함성소리와 함께 군중들이 두 손을 번쩍 든다. 한 손에는 태극기가 들려있다. “대한독립만세!” 1919년 4월 1일 충남 공주시 정안면 일대는 유림으로 존경받던 이기한 선생의 주도로 모인 주민 수백 여명이 외치는 ‘독립만세’ 함성으로 가득했다. 거대한 함성은 석송리에서 광정리까지 이어졌고, 시위는 더욱 거세졌다.

독립을 염원했던 선조들의 흔적은 100여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조금씩 희미해졌지만 함성이 시작된 역사적 장소는 공주3·1독립만세운동기념비로 선명하게 남아 있다. <사진>

충남 공주시 정안면 석송리 33-2에 위치한 기념비를 찾아가는 길은 드넓게 펼쳐진 논을 한참 지나야 한다. 수확을 앞두고 금빛으로 물든 논을 따라 가다보면 작은 광장이 나오고 낮은 계단을 올라서면 가을을 맞아 노랗게 물든 잔디 위에 기념비가 있다. ‘3·1독립만세기념비’라고 한자로 새겨진 검은 비석 뒷면에는 당시의 상황과 주요 참여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기념비 주변의 잘 정돈된 잔디와 나무들의 모양새에서 100여 년 전 함성과 독립을 향한 굳은 의지에 대한 석송리 주민들의 단단한 자부심이 전해진다.

석송리 주민들은 매년 4월 1일이면 이곳에서 독립만세운동을 재현한다. 초등학생들이 고사리 손으로 만든 태극기를 저마다 나눠들고, 100여 년 전을 기억하며 독립선언문을 낭독하고, 만세삼창을 외친 뒤에는 한바탕 마을 축제가 벌어진다. 그렇게 선열들의 나라사랑 정신은 매년 ‘독립만세’ 메아리로 되살아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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