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경기동부보훈지청 관내 참전기념탑 곳곳에서 만들어지는 스토리와 전해지는 마음은 거리두기의 제한을 받지 않는 것 같다. 경기도 동부권 7개 시, 300만 시민과 12만 보훈가족을 관할하는 보훈관서장으로 부임한 지 2개월 동안 찾아본 곳에서 느낀 든든한 보훈의 단상이다.

지난달 18일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터키군 참전기념비에서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6·25전쟁 71주년을 맞아 터키군 참전 전몰용사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보훈단체장, 시장, 시의회의장과 함께 작은 참배행사를 가졌다. 영동고속도로 인근에 세워진 기념비를 찾아 코로나19로 막혀있던 지난 2년을 뒤로하고 일상회복을 조심스럽게 열어가는 바깥공기를 함께 느꼈다.

터키는 미국, 영국, 캐나다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2만1,000여 명의 병력을 파병했고 대한민국을 형제의 나라로 기억하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터키 참전용사와 가족 20명이 이곳을 찾았고 지역의 민·관·학·군·경 협업으로 환영행사를 개최하면서 기념탑을 매개로 해 우리 역시 형제의 나라를 진심으로 기억해주었다.

시는 참전비를 새롭게 단장하고, 군악대는 터키민요를 연주했으며, 양국의 참전유공자는 함께 감격의 해후를 나눴다. 참석자들은 오늘 이곳에서 코로나19로 중단됐다가 2년 만에 열리는 참배행사를 통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뜻을 기리는 한편 모든 시민이 힘을 모아 차분한 일상회복을 이루어낼 수 있기를 기원했다.

이곳에서 고속도로로 30분 거리인 여주휴게소에는 그리스군 참전기념비가 있다. 터키와 인접국인 그리스는 터키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은 5,000여 명을 파병했고 참전비도 인접해있다.

매년 상이군경회와 그리스대사관, 여주시, 보훈지청이 함께 개최하는 기념행사에는 지청의 실력 있는 젊은 공무원들이 직접 통역을 맡고 있다. 코로나 상황이 시작되면서 국가보훈처가 그리스 참전용사들에게 양국의 대사관을 거쳐 방역마스크를 전달하고 감사의 편지를 받는 훈훈한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여주휴게소의 기념탑은 올해 말 여주시 중심의 영월공원으로 이전하게 되는데 제막식에 참석 의사를 알려온 그리스 당국도 우리에게 ‘작지만 강한 정성’에 대해 큰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다.

우리 지청은 두 참전기념탑을 통한 유엔참전국과의 교류협력을 통해 보훈외교로 유엔참전용사의 명예를 선양하는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동안 참전기념탑에서 여러 기관과 함께 사명감을 가지고 꾸준히 보훈외교를 펼쳐온 직원들의 열정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 나갈 것이다.

양홍준 경기동부보훈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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