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7일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국제보훈워크숍에서 6·25전쟁 당시 미국의 참전을 결정한 해리 트루먼 대통령의 손자 클립튼 트루먼 대니얼이 참석해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최근 국가보훈처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보훈외교의 중요성과 관련해 “한국전쟁에 참가한 국가들과 참전용사들과의 보훈외교 수행은 대한민국의 독특한 외교적 자산임과 동시에 그 대한민국의 긍지와 자부심의 외연을 이루고 있으며, 이들과의 외교적 유대와 네트워크의 형성은 보훈을 통한 공공외교 수행의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달 7일 서울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2016 국제보훈워크숍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보훈외교는 공공외교의 하나로, 유엔참전국 국민의 마음을 얻고 혈맹관계를 더욱 돈독히 이어가는 외교 활동”이라고 정의하고 “우리 정부는 보훈외교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60여 년 전 전쟁 폐허 속에서도 경이적인 경제성장의 기반을 마련한 유엔 참전국의 공헌과 참전용사의 희생에 감사와 경의를 표하는 한편, 복잡한 국제정세와 불안정한 한반도 주변 상황에서 참전으로 맺은 인연을 지속적으로 유지하여 미래지향적인 협력관계를 이어가려 하고 있다”며 보훈외교의 방향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발표문 요약 6·7면>

 

재방한 초청인원 늘려야

이날 발표자로 참석한 한국안보문제연구소 권행근 소장은 “참전용사의 연령이 평균 80대 중반을 넘어서서 생존자들의 수가 줄어드는 현실을 감안하고 이들 중 대다수의 재방한 의지가 높은 점, 국제관계에서 대한민국의 지지 세력이자 자국에서 대한민국을 홍보하는 민간외교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재방한 초청 인원수를 융통성 있게 늘릴 필요가 있다”며 보훈외교의 확대를 적극 추천했다.

권 소장은 또 “보훈외교는 평화유지군 파견과 함께 대한민국의 번영상과 선진화된 의식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기회로써, 이를 통해 국민들은 우리나라에 대해 자긍심을 가질 수 있고 애국심을 함양할 수 있다”며 “이렇게 공유된 정신적 가치는 이념·지역·세대 등의 갈등 요인을 완화해 궁극적으로는 국민 통합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 보훈외교가 내적 안보역량의 확대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6·25전쟁의 세계사적 의의’를 주제로 발표한 남정옥 박사(전 군사편찬연구소 책임연구위원)는 “6·25전쟁은 남북한만의 전쟁 또는 미국과 소련의 대리전이 아니라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의 국가들이 참여한 국제전쟁이자 국제평화 유지와 공산침략자를 응징하기 위한 유엔의 전쟁”이라고 규정하고 “6·25전쟁을 통해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향하는 반공국가라는 정체성을 확인시켜 주었다”고 평가했다.

 

“트루먼, 자유수호 위해 참전 결단”

그는 “대한민국 국군과 유엔참전 전몰용사들은 모두 크게는 소련 공산주의 팽창으로부터 세계평화를 지키고, 작게는 공산침략으로부터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장렬히 산화했다”고 말하고, “이를 통해 미국은 소련공산주의 팽창에 맞서 대소봉쇄정책을 펼치며 팍스아메리카나에 의한 국제질서를 유지하게 됐고, 유엔은 국제평화와 안전의 유지라는 유엔창설 목적과 그 권위를 유지함으로써 계속해서 국제평화의 파수꾼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날 워크숍에는 6·25전쟁 참전 결정을 내린 미국 해리 트루먼 대통령의 손자 클립튼 트루먼 대니얼이 참석, 특별강연을 통해 “(할아버지의 참전 결정이) 제 생각에는 한국을 지키기로 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자유국가를 수호해야 하며, 우리는 모두 자신의 운명을 자신이 결정하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전체주의를 이겨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바로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힘을 합쳐 한국을 지켜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할아버지는 6·25전쟁의 참전을 주저하지 않았다”며 당시 트루먼 대통령이 국무부 장관에게 한국에서 공산군이 남침했다는 보고를 듣고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참전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워크숍 첫날 인사말을 통해 ‘6·25전쟁이 세계 역사 발전에 주는 의미’와 관련 “소련의 지원 하에 이루어진 북한군과 중공군의 남침을 유엔군의 신속한 참전으로 성공적으로 저지함으로써 이후 세계 공산주의 팽창을 막을 수 있었으며,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으로 한미동맹을 맺어 기적의 경제발전을 이룩함으로써 세계냉전 해체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하고 “참전용사 분들은 세계2차 대전 때부터 많은 전쟁에 참전했지만, 60년이 지난 지금 이렇게 발전하여 은혜를 잊지 않고 참전국에 감사하는 나라는 대한민국 밖에 없다고 감격해한다”며 보훈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박 처장은 “유엔참전국의 한국전쟁 참전은 그 나라 대외정책과 역사발전의 성공 모델”이라며 “따라서 참전국에서 한국전쟁은 ‘잊혀진’ 전쟁이 아니라 ‘승리’한 전쟁으로 역사에 기록되어야 하며, 참전국 정부는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공헌을 재평가하고 특별히 기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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